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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체육관광부 제 41대 장관 박양우

언론기고문

BTS·킹덤·사랑의 불시착… 코로나가 문화 콘텐츠 산업엔 기회
기고일
2020.12.22.
게시일
2021.01.04.
붙임파일
코로나19로 우리 일상의 대부분이 비대면 문화로 바뀌었다. 문화 콘텐츠 산업도 비대면으로 이루어지는 온라인 콘텐츠가 강세다. 위기는 기회였다. 요즘 우리는 매일 기적을 목격하고 있다. 방탄소년단(BTS)의 온라인 공연 동시 시청 접속자 수가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며 빌보드 연말 결산 7개 부문을 휩쓸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로 세계 어느 곳에서나 쉽게 볼 수 있게 된 한국 드라마도 연일 화제다. 킹덤 사랑의 불시착 비밀의 숲은 홍콩싱가포르베트남일본 등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한국 문화의 세계적인 인기는 우리말과 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유래된 먹방(Mukbang)은 영국의 저명한 사전 출판사 콜린스가 선정한 올해의 단어에 선정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지쳐 있는 세계인들이 우리 문화 콘텐츠를 통해 위로받고 활기를 얻는 지금, 바야흐로 신한류 열풍이다.

게임 산업도 비대면 시대를 선도할 핵심으로 손꼽히며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올해 우리 국민의 게임 이용률은 70.5%에 이른다. 국내 상장사 기준 1~3분기 누적 매출이 7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8900억원에서 1조5000억원으로 무려 74% 늘어났다. 같은 기간 고용률도 4.3% 성장하며 국가 경제에 크게 기여했다. 해외 상장사나 비상장사의 실적까지 고려하면 성과를 나타내는 수치는 훨씬 더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게임업계에 또 하나의 희소식이 생겼다. 거의 4년 만에 중국에서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중국 정부가 발급하는 유통 허가권)가 발급된 것이다. 40조원이 넘는 세계 최대 게임 시장의 문이 다시 열리자 국내 게임사들의 사기가 고무되고 있다. 환영할 일이다. 이를 계기로 앞으로 다른 한국 게임들도 중국 시장에 진출할 기회가 생기고, 양국 간 문화 콘텐츠 분야 협력도 강화되길 바란다. 내년 상반기에는 한중일 e스포츠 대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최초로 열리는 e스포츠 분야 국가 대항전이어서 각국 e스포츠 관계자와 게임 이용자들이 거는 기대가 크다.

게임 산업뿐만이 아니다. 세계적인 변화에 발맞춰 정부는 비대면 시대의 문화 산업 성장을 이어가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기반에는 그간 우리 문화 콘텐츠가 보여준 성과들이 큰 힘이 됐다. 이는 위기 앞에서 더욱 빛나는 우리 국민의 힘 덕분이다.

최근 2021년 예산이 확정되었다. 콘텐츠 산업과 미디어 분야 예산은 9643억원으로 올해보다 약 5.8% 증액되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된 콘텐츠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모든 영역에서 경쟁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디지털 혁신을 지원하는 것에 방점을 두고 편성되었다. 실감 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콘텐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대중음악, 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지원 사업들이 마련될 예정이다.

안타깝게도 코로나19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멀게 했다. 그동안 우리가 자연스럽게 누려왔던 행복들과도 거리가 멀어졌다. 늘어난 거리와 시간만큼 행복의 기준 또한 달라졌다. 사람과 사람 간 직접적인 만남이나 교류를 통해 우리가 얻었던 행복은 공교롭게도 우리 삶의 최대 위협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함께 있다. 비록 온라인 공연이지만 BTS와 함께 노래하고 드라마 속 이야기에 함께 울고 웃는다. 게임을 통해 전 세계인들과 대화하며 승패를 나누는 긴장감 속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다. 신한류의 돌풍, 그 진짜 힘은 코로나19 시대에도 절망하지 않는 우리 국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