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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체육관광부 제 40대 장관 박양우

언론기고문

한국의 공공소통, 세계와 소통하다
기고일
2020.12.07.
게시일
2021.01.04.
붙임파일
소통 환경이 변했다고들 말한다. 손에서 휴대전화를 못 놓고, 긴 글보다는 영상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국민의 생활 속 소통이 달라졌다면 정부의 소통도 그에 발맞춰야 한다. 변화하는 소통 환경 속에서 정책정보를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전달할지는 공공소통의 영원한 숙제다.

하지만 변화를 좇다가 본질을 놓쳐선 안 된다. 소통을 뜻하는 영어단어인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의 어원은 함께 나눈다라는 뜻의 라틴어라고 한다. 그렇다면 그 앞에 공공을 붙인 공공소통(public communication)은 공동체의 일을 함께 나눈다는 의미가 된다. 즉 공동체의 문제 해결을 위해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공공소통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소통이 일방적 전달이 아닌 나눔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대응 과정을 보면, 소통은 나눔임을 웅변하는 장면이 여럿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발생 현황과 대응 과정을 신속하고 투명하게 공개했다. 그 과정에서 정보로부터 소외되는 사람을 줄이기 위한 고민도 있었다. 브리핑 때마다 수어 통역사가 함께했고, 어린이날에는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어린이 브리핑도 실시했다. 외신기자들을 위한 외신브리핑을 개최하고, 국내 거주 외국인들을 위해 TV 뉴스 하단에 외국어 안내자막도 송출했다.

국민은 정부가 제공하는 정보를 믿고 마스크 착용, 손 씻기, 거리 두기 등 안전수칙을 준수했다. 덕분에 우리나라는 엄격한 봉쇄조치 없이도 많은 선진국들보다 낮은 확진자 수를 유지할 수 있었다. 또한 다중이용시설 이용자는 출입기록을 남기는 불편을 감수하고 있으며, 확진자들은 동선정보 공개에 협조하고 있다. 국민과 정부가 서로 믿고 코로나19에 대응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나누고 있는 것이다. 해외 거주 우리 국민 송환 환영 캠페인, 현장 방역인력과 의료진을 응원하는 덕분에 캠페인,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우리 스스로를 격려하는 힘내라 대한민국 캠페인 등에서도 나눔으로써 소통하는 국민의 자발적 참여가 빛났다.

이처럼 신뢰에 기반한 소통은 K방역의 한 축을 이뤘다. 우리의 코로나19 공공소통 사례에 대한 국제적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 일환으로 오는 9일, 문화체육관광부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함께 공공소통을 주제로 한 포럼을 개최한다. 대다수 참석자가 온라인으로 참여하고, 누구나 한국정책방송(KTV) 유튜브를 통해 시청할 수 있다. 코로나19로부터 배울 수 있는 공공소통의 교훈과 앞으로 회복을 위한 소통 방안을 주제로 세계 각국 전문가들의 발표와 토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나훈아씨의 노래 테스형!으로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주목받았다. 소크라테스가 행한 철학은 결국 대화를 통한 철학, 즉 소통의 철학이었다. 철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그도 소통이 깨달음으로 가는 때로 느리지만 가장 확실한 길이라고 생각한 게 아니었을까. 코로나19 대응과 회복은 물론, 기후변화와 4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새로운 기술의 시대에서 공공소통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번 포럼이 공공소통 분야에서의 국제협력 활성화와 좋은 공공소통을 위한 주춧돌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