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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곤 문화체육관광부

문화관광부 제 38대 장관 김명곤

연설문

정진석 추기경 전집출판 기념회
연설일
2007.03.30.
게시일
2007.03.30.
붙임파일

존경하는 정진석 추기경님과 김수환 추기경님, 주한 교황대사 에밀 폴 체릭 대주교님, 그리고 이 자리에 함께하신 한국 천주교회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와 내외 귀빈 여러분!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님의 추기경 서임 1주년을 기념하는 ‘전집 출판 기념회’에 참석하여 축하 인사를 드리게 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먼저 한국 종교계의 큰 어른이신 정진석 추기경님께 경의를 표하며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전래 220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 천주교회는 우리나라에 뿌리를 내리는 과정에서 모진 박해를 수없이 겪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식민통치, 남북분단이라는 아픔까지 견디며 국가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습니다. 특히 그리스도교 신앙을 바탕으로 사회복지와 교육사업 등으로 이 땅에 사랑의 문화를 건설해 왔습니다.

또한 사회정의 실현에 앞장서며 인권운동, 환경운동, 생명운동, 그리고 민족의 화해와 협력을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해 왔습니다.

천주교회가 이처럼 이 땅의 빛과 소금 역할을 해 올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한국 천주교회의 큰 어른이신 두 분 추기경님을 비롯한 성직자들의 헌신과 목숨을 바쳐 신앙을 증언한 순교 선열들의 뒷받침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결과로 한국천주교회는 지난해에 김수환 추기경님 이후 37년 만에 또 한 분의 추기경을 탄생시키는 기쁨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 주인공인 정진석 추기경님의 서임 1주년을 기념하여, 추기경님의 신앙과 열정이 담긴 50여 권의 책 가운데 23권을 가려 펴낸 ‘전집 출판 기념회’를 가지면서 우리는 다시 한번 그 기쁨을 되새기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정진석 추기경님은 신학생 시절 동창들과 이렇게 약속하셨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평신도는 분신인 자녀를 남기지만 독신으로 사는 우리는 책을 남겨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자”고 하셨다는 것입니다.

추기경님은 39세의 젊은 나이에 주교로 서품되시어 성무에 바쁘신 데도, 시간을 쪼개어 해마다 1권씩의 책을 펴내 그 약속을 지키셨습니다.

추기경님의 번역서 「질그릇」 첫 장에 나오는 표현대로, 아침이면 “5분만 더” 하며 주무시고 싶으실 때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책을 통해 많은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즐거움으로 책을 읽고 쓰시는 일이 일상이 되어 왔다는 추기경님의 책 사랑에도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올해는 ‘평양교구 설정 80주년’을 맞이하는 해입니다.
사흘 전(3.18)에는 평양교구장 서리로서 평양교구 설정 80주년 기념미사를 봉헌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추기경님이 뜻하시는 대로 평양교구 재건과 북한 재복음화의 길이 빨리 열리기를 기원합니다.

지난 2월15일 우리 대통령께서 교황청을 방문하여 교황 성하를 면담하는 뜻 깊은 자리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를 지지해준데 대해 사의를 표명하고 북한에 대한 교황청의 지원이 계속될 수 있도록 도와주실 것을 당부하셨습니다.

이에 대해 교황 성하는 우리 정부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북한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 줄 것을 당부하신 바 있습니다.

마침 북한의 핵 문제는 베네딕토 16세 교황 성하와 추기경님이 뜻하신 대로 대화로 해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 안에서 우리 민족의 번영을 준비하시는 하느님의 뜻을 헤아려 보며, 화해와 평화를 위한 이런 모든 일들이 소중한 결실을 낼 수 있도록 추기경님을 비롯한 천주교회 지도자와 신자 여러분들께서 기도로 도와주시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 번 정진석 추기경님의 전집 출판을 마음으로부터 축하드리며 이번 행사를 준비해 주신 서울대교구와 가톨릭 출판사 관계자들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이 자리에 함께하신 모든 분들과 한국교회와 우리나라의 앞날에 하느님의 은총과 평화가 늘 함께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07년 3월 21일
문화관광부장관 김 명 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