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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체육관광부 제 18대 장관 김종덕

언론기고문

광복 70년, ‘새 도약’ 춤추자
기고일
2015.08.13.
게시일
2016.02.03.
붙임파일
광복 70년, ‘새 도약’ 춤추자


독립운동을 다룬 영화 암살과 조정래 소설 원작의 뮤지컬 아리랑의 흥행이 순항 중이다.

암살은 개봉 20일 만에 900만 관객을 돌파하고 1000만 관객을 바라보고 있다. 아리랑은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을 기반으로 창작 뮤지컬의 새 전기를 열었다는 평을 들으며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우리가 일제의 압제에서 벗어나 다시 빛을 찾은 지 어느덧 70년이 되었다. 강산이 일곱 번 변하는 동안, 우리는 무수한 애환 속에 위대한 여정을 걸어 왔다. 해방의 기쁨도 잠시,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었지만 그 폐허에서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루어내는 저력을 보여주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광복 이후 70년 만에 GDP는 3만배 이상 늘어났고, 원조를 받던 나라 가운데 유일하게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되었다.

“한국에서 민주주의를 기대하는 것은 쓰레기통에서 장미가 피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고 조롱을 받던 나라가 어엿한 민주국가가 되었다.

한때 선진국의 전유물로만 여겼던 문화와 예술, 체육 분야에서도 한국의 위상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각 분야에서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는 예술가들과 세계기록을 수립하며 성과를 내고 있는 운동선수들이 넘친다. 또한 K팝과 드라마, 영화 등을 중심으로 한 한류가 아시아를 넘어 중남미, 유럽까지 확산되고, 패션과 생활양식까지 포괄하는 문화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우리 문화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의 성취에 자족하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세계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속히 재편되면서 각국의 생존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적으로도 2017년부터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예고되는 가운데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성장엔진이 둔화되면서 저성장의 흐름이 고착화하고 있다. 청년들의 취업난도 매우 심각하다. 온 국민이 지혜와 뜻과 힘을 모아 대처해야 할 때이다.

우리 경제가 재도약을 이루느냐 여기서 머무느냐의 기로에 선 지금, 문화융성의 필요성이 그래서 더욱 더 절실한 것이다. 우리가 압축성장 전략으로 여기까지는 왔지만, 문화의 힘이 없이는 더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이 세계사의 교훈이자 국내외 석학들의 지적이다. 국민소득이 높은 나라들이 하나같이 문화대국이라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문화는 사치재가 아니라 한 국가가 존속하고 번영하기 위한 필수적인 사회적 자본이며, 이러한 사회적 자본 없이는 중진국 함정에 빠져 세계 무대에서 도태되고 말 것이다.

다행히 우리는 의식주와 산업, 그리고 예술에 이르기까지 우수한 전통문화를 가지고 있다. 최근 세계 문화예술의 중심지인 이태리 밀라노에서 우리 음식과 전통공예가 열광적인 환영을 받았다는 사실이 그 증거이다. 문화를 통해 구성원들이 스스로와 공동체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키우며, 서로에 대해 배려하고 공동체의식을 갖게 된다면, 게다가 창의성을 발휘한다면, 새로이 도약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지 않겠는가!

광복 70년을 맞아 우리의 위대한 여정을 돌아보고, 새로운 도약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잔칫집에 모여 같이 생각해 보자는 취지로 14일 서울광장에서 ‘광복 70주년 전야제’를 개최한다.
양희은, 인순이, 이승철, 씨스타 등 여러 세대를 아우르는 대표 가수들과 서범석, 임혜영 등 뮤지컬 스타들이 출연하고, 클래식과 무용, 인디밴드 등으로 화려한 무대가 펼쳐진다. 또한 ‘광복’의 의미를 살려 서울광장을 빛으로 수놓는 멀티미디어 쇼, 다중 퍼포먼스도 준비했다.

즐거운 축제를 통해 재충전하고, 서로를 이해하고 격려하며, 밝은 미래를 향해 앞으로 나아갈 힘을 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