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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체육관광부 제 1266대 장관 유인촌

연설문

국어사랑 큰잔치 격려사
연설일
2008.10.27.
게시일
2008.10.27.
붙임파일
국어 가족 여러분 평안하십니까?
어제하고 오늘 이틀간 모이셔서 많은 말씀도 나누시고, 또 우리 말과 글에 대한 여러 가지 많은 생각을 쏟아 내셨기 때문에 아마 오늘 이 시간쯤은 조금 피곤하지 않으실까 생각도 해 봤습니다. 애 많이 쓰셨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정말 오래간만에 뵙는 선생님들이 계셔서 시간이 걸리더라고 이름을 다시 한 번 불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전임 국립국어원장 송민 선생님, 심재기 선생님, 남기심 선생님, 감사합니다. 한글학회 김승곤 회장님, 전임 국어심의회 위원장이신 김수업 선생님, 한글문화단체모두모임 이상보 회장님, 한국시인협회 오탁번 회장님, 세종대왕기념사업회 박종국 회장님, 정병규 출판디자인 대표이신 정병규 선생님, 한글문화연대 고경희 대표님, 전국국어교사모임 이사장이신 장재화 선생님, 모두 고맙습니다. 그 외 여기 선생님들 다 계신데 저한테 적어준 성함이 여기까지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혹시 제가 소개를 못 드리더라도 너무 마음 상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마음은 다 똑같습니다. 그리고 이 자리에 국어사랑큰잔치에 참여해 주신 우리 국어 가족 여러분께 정말 진심으로 저의 마음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진짜 감사합니다.

그동안에 늘 우리는 말과 글을 가까이 하고 아무 거리낌 없이 의사소통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자주 잊어버리고 사는 경향이 많이 있습니다. 가까운 가족한테 자기도 모르게 늘 상처를 주고 뜻도 없이 고통을 주는 것처럼, 우리 말과 글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 그렇지 않음에도 실제로 우리가 하는 지금까지 보여 온 그런 언행은 우리 말과 글을 좀더 소중히 하지 못하고 늘 있기 때문에 거의 방치하고 있었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새 정부가 출발하면서 사실은 우리 문화체육관광부 과연 문화정책이 뭔가라는 얘기를 많이 하신 분들이 있습니다. 또 그런 의문을 가지고 질책을 해 오신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런 말을 하면 그것이 정책인가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저는 사실 문화가 가지고 있는 그 그릇이 너무 크고 넓은 데 반해, 요즘 현실이 눈에 보이는 것, 당장 손에 잡히는 것, 그것이 경제적인 효과로 되돌아 올 수 있는 것에 대해서만 관심을 두면서, 자극적이고 복제적인 영상문화가 판치고 있는 이 현대사회에 있어서 우리 문화가 가지고 있는 그 순수성과 그 깊이와 그 넓이에 대한 것에는 좀 대단히 무관심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저는 우리의 문화정책은 그 순수함에서부터 다시 시작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해 봅니다. 그리고 문화와 예술이 가지고 있는 애초의 가장 기초적인 것부터 틈틈이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당장 그것에 대한 효과가 미미하더라도, 시간이 좀 걸리고 속도가 느리더라도, 우리 문화와 예술이 가지고 있는 그 원초적인 의미로써 문화와 예술이 도구화되지 않고, 그것 자체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또 그것을 통해서 다른 모습으로 변해 갈 수 있는 그러한 문화정책을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고 들리지 않는 것을 들리게 하고 싶습니다. 그것이 저의 새 정부가 추구하고 있는 문화정책입니다. 그 한가운데에 바로 우리의 말과 글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곧 우리의 정신이고 우리가 면면히 설명하지 않아도 우리 마음속에 흐르고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우리들의 유산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것을 이제부터 보이게 하고 싶습니다.

아마 이렇게 우리 말과 글에 관련된 많은 선생님들이 한자리에 모이신 것도 오랜만이시죠? 처음입니까? 죄송합니다. 더 일찍 이런 자리를 만들었으면 했는데, 제가 장관이라는 거대한 직함을 맡은 지 28일이면 딱 6개월이 됩니다. 그래도 부지런히 서둘러서 오늘 이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3월에 국립국어원 원장님하고 의논을 하면서 우리 말과 글에 대한 확실한 모습을 만드는 것이 좋겠다고 의기투합하고 가장 빠른 시일 안에 계획해서 이런 자리가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선언문에서 조금 안심한 게 있습니다. 우리 말과 글을 사랑하다 못해 너무 집착을 하면 21세기 세계화 시대에 함정에 빠지기 쉽습니다. 그런데 선언문에 다른 여러 나라의 말과 글과 함께 우리글이 같이 동참해서 뭔가 큰 그림을 그려나가 보자는 말씀을 보고 우리가 우리 것만 너무 생각하지 않고 세계를 품을 준비를 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서 안심이 되었습니다. 아마 지금 31개 나라, 100여 곳에서 지금 20여 만 명의 외국사람들이 한국어능력시험을 치를 만큼 우리 한국어에 대한 수요가 아주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는 모어로서의 우리말 높이기 정책과 함께 세계속의 언어로서의 한국어 키우기 또는 문화 창작의 밑거름으로서의 한글 드높이기 등의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은 이렇게 우리 말과 글을 갈고 닦고 아끼고 사랑하는 것은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글의 과학화를 많은 사람에게 알려야 되겠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우리가 이렇게 쓰고 있으면서도 어쩌면 우리 가운데 우리글이 얼마나 과학적인가에 대해서 체감을 못하고 있는 분들도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글이 얼마나 과학적인가를 얘기하고 싶고, 세계의 많은 사람이 우리말을 배우게 하고 싶고, 또 우리 말과 글이 산업화돼서 그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다른 경제적인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게 하고 싶습니다.

한글의 과학화, 세계화, 산업화 등의 목표를 갖고 앞으로 추구하고 밀고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사실은 정신적인 것, 눈에 보이지 않는 것, 순수한 것, 가장 기초적인 것, 이것이 저희들의 정책 대상이다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그 속에 감춰져 있는 것이 우리들의 자부심 자존심이어야 하는데, 그런 것들을 우리가 잘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 분야에 정말 많은 소중한 것들을 드러내서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에 대한 자존심을 세워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아까 선생님들 몇 분께서 말씀하셨습니다만, 우리 말과 글이 갖고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지금부터라도 다 담아 모아서 많은 사람들이 보고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 될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60여 년 방치해 온 우리말에 대한 보답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준비하겠습니다. 그리고 정말 그것이 예술작품으로 승화하고, 그것을 통해서 다시 한 번 우리말이 교육되고 세계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지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시간은 좀 오래 걸릴 겁니다.

정부가 힘이 있든 없든 너무 나서지 않겠습니다. 우리 시민단체, 학회 또는 한글에 관계된 많은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들이 생각해 내고, 하고 싶은, 원하고 싶고, 이루고 싶은 일들에 대한 것들을 다시 정리해서 저희들이 잘 뒷바라지 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의 모임이 절대 헛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내년 이맘 때 이 자리에서 작년의 시작이 얼마만큼 발전되어 있는지 꼭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준비한 절차를 차근차근 진행하여 여러분이 느낄 수 있도록 뒷바라지 하겠습니다. 여러분들과 손을 맞잡고 꼭 성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8년 8월 23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유인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