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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 문화체육관광부

문화관광부 제 1219대 장관 김종민

연설문

김종민 장관 신년사
연설일
2008.01.01.
게시일
2007.12.31.
붙임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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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align=center><b><font size=3>첫 산업, 그리고 마지막 산업</font></b></p>

2008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에는 여러분과 여러분 가정 모두에 더 큰 행복이 가득하고, 그 행복 속에서 대한민국의 경쟁력도 쑥쑥 자라기를 기원합니다. 또한 지난 2007년을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으로 달려온 여러분 모두에게 격려와 감사의 박수를 보냅니다.

지난 한 해 우리에게는 수많은 도전과 시련이 있었고 우리는 당당히 맞섰습니다. 먼저, 한미 FTA 협상 타결에 따른 후속조치는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였습니다. 정책과 현장 사이의 거리를 좁혀 개방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차세대 성장 동력인 문화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육성 기반 확충은 물론 창작, 제작, 유통, 수출에 이르기까지 전체 흐름을 일관하는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 종합대책’도 마련하였습니다. 특히 콘텐츠국책연구원 설립의 교두보를 어렵사리 마련해내면서 그동안 제대로 된 R&D가 없었던 문화산업분야의 어려움과 서러움을 털어 나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불법복제를 뿌리 뽑고 저작권 교육을 강화하는 등 저작권 질서를 바로 세우려는 노력은, 저작권의 물길을 따라 문화산업의 강이 제대로 흐를 수 있도록 하려는 백년지계였습니다.

우리는 기업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후원을 장려하는 문화접대비 제도를 창설하면서 조세정책의 범주를 뛰어넘어 ‘문화로 모시기’라는 사회운동으로 확장시켰습니다. 문화예술의 생산자와 소비자, 그리고 기업이 한 자리에서 소통하고 나눔을 실천함으로써 “사랑받는 문화, 존경받는 기업”을 만들어가는 제도이자 문화입니다. 이는 개방, 공유, 참여를 통해 집단지성을 이끌어내는 ‘웹2.0’의 철학을 담은 것이며, 앞으로의 정책과 행정이 국민과 어떻게 소통해가야 하는지를 시사하는 사례입니다.

지난 해, 우리 관광산업은 국제관광 2천만 명의 시대를 열었습니다. 관광산업이 무역업대우를 받도록 개정하였고, 관광산업 펀드법이 국회에 제출되어 관광이 명실 공히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가는 변곡점을 통과하기 시작했습니다. 남북정상회담 의제에 백두산관광과 남북공동응원열차 운행을 포함시켜 가시적인 성과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스포츠산업진흥법이 제정되어 체육은 상인의 후각으로 무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인천아시아경기대회와 대구세계육상대회를 지원하는 법을 만들어 본격적인 출범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베이징 하계올림픽의 준비도 착실히 해오고 있습니다. 도서관정보위원회가 출범하고, 제1회 도서관엑스포를 잘 치러내면서 도서관 발전의 기폭제를 만들었습니다. 사행산업위원회도 무난히 발족되었습니다. 대형 국책사업도 주도적으로 그리고 차근차근 진척시켜 왔습니다. 광주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 사업과 태안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사업이 순조로운 출범을 거쳐 정상궤도를 향해 순항하고 있습니다.

굵직굵직한 현안들을 매듭짓고 안정화시키고, 동시에 많은 변화를 이끌어내면서 새해맞이를 착실히 해온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매우 보람된 일입니다. 여기에는 문화관광부와 철학과 열정을 함께 하면서 긴밀하게 협력해온 소속기관 및 소관단체들의 노력이 주효했습니다. 여러 소속기관과 단체들이 문화예술, 문화산업, 관광산업, 그리고 체육계의 최일선 현장에서 능동적 유기적으로 기능하지 못했더라면, 아무리 좋은 정책도 국민들의 생활 속으로 가슴 속으로 다가가긴 어려웠을 것입니다.

예기치 못한 불행한 일들도 있었습니다. 아프간 인질사태가 발생했을 때, 우리 부는 태스크포스 팀을 신속히 만들고 교계를 묵묵히 접촉하면서 우리 국민의 생명을 구하기 위하여 만전을 기했습니다. 유조선 기름 유출 사고로 인한 서해안 일대의 오염과 피해는 아직 끝나지 않은 고통입니다. 우리 부는 어려움에 처한 태안 등 서해안지역이 세계적 규모의 철새 도래지로서 생태 관광의 중심지인 점에 주목하여, 서해안을 청정 관광명소로 되살리는 노력을 시작했습니다. 예술의 전당 화재도 국민들에게 걱정을 끼쳤지만, 침착한 대응과 미래지향적인 수습방안을 만든 점은 평가받을 만합니다.

우리는 일하는 방식을 바꿨습니다. 조직의 상하와 좌우를 망라하여 수평적으로 대화하고 토론하는 법을 익혔습니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해외문화원들과도 화상회의를 통해서 본부와 직접 소통하는 시스템을 구동하면서, 구 서울역사를 복합 문화관광 공간이자 코리아 센터의 본부로 거듭 태어나게 하는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오랜 관행으로 굳어져 온 비효율적인 보고체계도 바꿔, 민간기업들이 사용하는 프레젠테이션 기법을 도입했습니다. 이렇게 일하는 방식을 바꿈으로써 우리의 고객인 국민들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쉽고 실용적인 정책을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습니다. 바람이라는 우연을 풍차로 잡아내는 혁신적인 노력들도 성과를 내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탁상의 문화행정이 마케팅의 날개를 달면서 소통의 벽도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노는 방식도 바꿨습니다. 어떻게 해야 잘 놀 수 있는지, 21세기의 놀이는 어떠해야 하는지, 국민의 행복을 책임지는 우리들 자신이 먼저 알고 체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천수만과 비무장지대를 찾아 이곳이 환경과 생태의 보고이자 세계인이 부러워할 생명의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지난 가을에는 우리 부 가족 모두가 한데 어우러지는 신명난 놀이판도 벌였습니다. 겨울에는 ‘수능후 100일 문화대작전’을 벌여 수능시험을 마친 수험생들과 문화난장을 펼치고 함께 뒹굴며 미래로의 길을 열어 주고 있습니다. 노는 방식을 바꿈으로써 우리 부는 탄탄한 팀워크로 소통하게 되었으며, 더욱 적극적이고 기동성 있게 움직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당신의 행복이 대한민국의 경쟁력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주창해 오고 있습니다. 문화가 본질로서 행복을 지향하며, 동시에 경쟁력을 높이는 도구가 된다는 양면성을 직시하였습니다. 행복을 향유하는 주체로서 개인을 성찰하며, 동시에 그 행복 속에서 경쟁력이 자라고 발현되어 국가의 진퇴를 결정짓는다는 점에서 개인과 집단이 하나의 흐름 속에 있음을 살폈습니다. 문화관광부는 경제지표를 넘어 우리 국민 개개인의 삶 전체로 정책목표를 넓혔습니다.

이와 같은 인식 위에서, 우리 부가 할 일을 설정했습니다. 하나는 문화를 통해서 높은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상인의 후각’이며, 다른 하나는 국민 모두가 문화를 고루 누리고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친구의 손길’입니다.

문화예술, 관광, 스포츠, 그리고 이것에서 만들어지는 문화콘텐츠. 이들은 인간 내면의 욕망이자 자유로운 감성이며, 그래서 행복의 원천입니다. 산업 측면에선, 다른 산업에 앞서 맨 처음 생겨나며 가장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냅니다. 본능에 뿌리내리고 있으며 국민 대다수가 종사한다는 점에서, 문화는 ‘첫 산업’입니다. 과거에 농업이 그랬던 것처럼.

이제 문화는 그 자체가 방대한 산업일 뿐만 아니라 IT, 교육, 의료 등 다른 산업과 전방위로 융합하고, 하이터치와 하이테크가 한데 어울립니다. 1차 산업, 2차 산업, 그리고 3차 산업도 모두 문화로 모여들고 결합합니다. 문화와 결합할수록 부가가치가 높아지며, 문화와 손잡지 않고선 어떤 산업도 생존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그리고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융합의 시대에 문화는 ‘마지막 산업’입니다. 당연하게도, 마지막 산업으로 올수록 부가가치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집니다.

첫 산업이자 마지막 산업

이 시대의 문화행정가로서 우리 모두가 가져야 할 책임감과 전문성이 엄중하게 다가옵니다. 문화의 세계에는 국경이 없습니다. 우리의 문화국경도 세계로 넓혀야 할 때입니다. 우리 사회에 행복을 가득 채우고 경쟁력을 키워서, 그것이 세계로 널리 퍼지고 나아가는데 우리 모두의 헌신과 열정이 소중하게 기여할 것입니다.

우리가 그려온 소중한 꿈들, 우리는 함께 씨 뿌려 오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정책과 사업들이 이제 세월 속에서 꽃피고 열매 맺을 것 입니다. 멀리 보고 밝게 보고 강인한 의지로 나아갑시다. 행복과 경쟁력이 어우러져 함께 춤추는 세상으로 나아갑시다. 우리가 주역입니다.


2008년 원단
문화관광부 장관 김 종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