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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릴레이 프로젝트《올모스트 파라다이스》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릴레이 프로젝트《올모스트 파라다이스》

분야
전시
기간
2025.11.27.~2025.12.10.
시간
화-일 09:30-18:00 / 월요일 휴관
장소
충북 | 청주시립도서관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요금
무료
문의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043-201-405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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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소개

2025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릴레이 프로젝트 개인전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는 19기 입주작가 14명이 입주기간 내에 제작한 창작 성과물을 전시로 선보이는 릴레이 프로젝트를 2025년 7월 31일부터 12월 31일까지 7회차로 나누어 진행한다. 본 전시는 릴레이 개인전 6회차로 현승의 작가의 전시《올모스트 파라다이스》이다.     


 


 


《올모스트 파라다이스》에 오신 여러분, 환영합니다. 관광지의 유희와 안락함, 그리고 눈에 띄지 않는 날 선 이야기 속을 거닐어 보세요. 사라지거나, 잊히거나, 이식된 것들의 표면 위로 덧씌워진 무심한 낭만은 어떠신가요? 사소한 웃음은 때로 무겁습니다. 침투와 동시에 관망하는 우리는 그 모든 행복으로 인해 빚을 지겠지요. 하지만 책임은 달콤하게 흩어져 그 누구의 것도 아니게 되었습니다. 터전에 투영되는 욕망과 끝내 다듬어지지 않는 현실 사이에서 멋진 시간을 보내보세요. 향기로운 코코넛이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검정이라는 색은 침묵의 동의어다. 침묵 속에는 마주잡거나 이어진, 혹은 마지못해 엉겨붙은 이야기들이 있다. 모두가 일정한 시간선 위를 살아가지만 그 흐름 속에서 변화를 의식하고, 목격하고, 공감하는 것은 제각각이다. 변화라는 것은 자연스럽기도 하고 인위적이기도 해서 시선을 바짝 곤두세우지 않으면 모르는 새에 많은 것들이 무너지거나 세워지고, 이동하거나 정착한다. 각자의 언어가, 각자의 사정이, 각자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설켜 현재의 시간은 경황없이 소란스럽고 분주하다. 그 모든 이야기들을 한데 모아 끄집어내면 시커멓고 진한 이미지가 화면에 옮겨진다. 검은색은 고요하지만 사실은 무수한 현상의 북적이는 결집체 같은 것이다. 그래서 검은 이미지는 그 자체만으로도 강한 힘을 갖는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사이에 어떤 틈이 있다고 했을 때 그 틈은 분명 배제된 것들의 잔잔한 슬픔으로 가득할 것이다. 자본이 모든 것을 규정하는 세상에서 시간은 그러한 틈을 제대로 바라볼 수 없을 만큼 빠르게 흘러간다. 나의 작업은 그 흐름에 불규칙적으로 끼어들어 일종의 제동을 거는 행위다. 잠시 멈춰서서 가만히 지금을 생각하는 것. 무엇인가 어그러져 있고 모순되고 잘못되었지만 제대로 인지되지 않는 것들을 바라보는 것. 그것이 예술이 가진 고유의 시각이자 깊이 각인된 본질일 것이다.


 


그러한 본질 위에 섬처럼 떠 있는 내가 지금 바라보는 것은 바깥의 포장이다. 아름답게 장식되고 다듬어진, 사람들의 해맑은 웃음 같은 것. 그렇게 꾸며진 것. 하지만 나는 동시에 포장 속을, 가장 아래의 심연을 들여다본다. 거기에는 가시화되지 않은 이야기들이, 폭력의 흔적이, 잊혀진 기억들이 검은 물이 되어 밑바닥에서 흐른다. 빛 뒤의 그림자, 표면과 이면 같은 단순한 개념으로 단정 짓기에는 훨씬 복잡하고 농후한 어떤 것들이다. 자본주의란 곧 선택의 이데올로기다. 무엇이 더 중요한가, 무엇을 골라내고 드러낼 것인가의 문제에서 선택받지 못한 것들이 있다. 그 배제된 것들의 이야기에 깊이 공감하고 침잠하는 것은 나의 오래된 성질이자 버릇이다. 이런 버릇을 가진 사람에게는 이미지라는 수단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미지는 칼인 동시에 방패가 되어 그 모든 이야기들을 느린 속도로 뱉어낸다.


 


나는 오랫동안 제주도를 작업의 소재로 삼았다. 나에게 있어 그 섬은 배제된 것들의 역사와 미래를 망망하게 성찰하도록 만드는 공간이자 작업의 구심점이다. 옳고 그름을 따지기 힘든 현상들, 어딘지 모르게 불편한 이야기들,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시선은 내재화되어 끊임없이 마음 한켠에 축적된다. 그렇게 쌓인 것들이 너무도 많아 입 밖의 언어로 끄집어내는 것조차 버거울 때, 예술은 내가 이용할 수 있는 최선의 발언권이자 동력이 된다.


 


기꺼이 질문을 던져야 하는 것들이 있다. 의문을 가진다는 것은 밑 없는 바닷속을 헤엄치는 것처럼 두렵지만, 멈출 수 없이 유쾌하면서도 중독적인 일이다. 그렇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은 기억 깊숙한 곳에 각인되고, 나중에는 스스로를 형성하는 굵다란 뼈대를 이루며 삶 그 자체가 된다. 이런 연유로 내가 만들어낸 작품들은 각자 하나씩의 질문을 품은 채 세상 밖으로 나왔다. 때로는 무겁게, 때로는 실소가 새어나올 듯이 가볍게 제시되는 나의 이미지들은 흑백의 신문처럼 다양한 지면을 가진 기록물과 같다. 그리고 그런 경중 속에 담긴, 결코 쉽게 넘어갈 수 없는 이야기들에 보는 이가 공감하고 복잡한 슬픔을 느낄 때, 이는 이제 한 지역에 국한된 담론이 아니게 된다. 그렇게 나의 이야기를 넘어서서 타인에게 감응되는 과정이야말로 이미지 바깥으로 확장되는 아름다움의 형식일 것이다.


해당 공연·전시 프로그램은 주최자·공연자 등의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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