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의 과거시험답안 『동책정수(東策精粹)』국립중앙도서관 국역 발간
게시일
2007.03.02.
조회수
4227
담당부서
국립중앙도서관(02-590-0723+)
담당자
최연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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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부 국립중앙도서관(관장 권경상)에서는 조선시대의 과거시험답안을 모아놓은 『동책정수』를 국역 발간하였다. 오늘날 자녀를 가진 부모나 그 자녀들의 큰 관심사 중 하나는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 하고 논리적으로 글을 잘 쓸 수 있을까 이다. 그렇다면 과거 우리의 선조들은 어떠했을까? 『동책정수』는 바로 이러한 궁금증을 풀어주고 있다.

조선시대에 출세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통로는 과거(科擧)를 통하는 것이었기에 과거 합격을 위해 기울인 노력은 요즘 사람들에게 결코 뒤지지 않는다. 과거는 당시의 현안에 대한 인재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장으로 이용되어 국가에서는 과거를 통해 기성층이 아닌 새로운 이들의 시각을 흡수하고, 응시자들은 그동안 자신들이 연마한 학문을 맘껏 과시하였다.

『동책정수』에서는 조선시대 중종(中宗)에서 선조(宣祖)까지 과거에 합격한 19인이 여러 주제에 대한 다양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 시대가 변하고 사람이 바뀌었지만 예나 지금이나 고민하는 내용들은 대동소이하다. 지나친 음주 문화로 패가망신하는 세태에 대한 그 시대 사람들의 고민은 오늘날 우리들이 하고 있는 고민이기도 하며, 배우고 가진 자들이 교육과 부유함의 균형을 어떻게 유지해야 하는 지를 강조하는 대목은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실천이 요구되는 지금의 현실과 맞닿아 있다. 돌아가신 부모님에 대한 자식의 애틋한 마음은 삼년상(三年喪)을 통해 표현되고, 외국에 사신으로 나가서 국가를 위해 어떠한 자세로 임해야 할지를 진술하는 내용에서는 강대국의 틈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약소국의 현실이 엿보인다.

일반적으로 과거의 외형적인 측면들에 대해서는 연구가 많이 되었지만 과거의 내용이라고 할 수 있는 과거문제와 과거답안에 대한 연구는 거의 되어 있지 않다. 이 책은 과거합격자의 답안을 주제별로 싣고 있어 외형적으로만 치우쳐 진행되었던 그동안의 과거 연구를 보완할 수 있고, 임진왜란 전후 지식인층의 사회 인식을 파악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국립중앙도서관에서는 매년 도서관 소장 유일본 및 희귀본으로 자료의 가치가 높은 자료를 발굴, ‘국립중앙도서관 한국고전적국역총서’로 발간하고 있다. 앞으로도 자료로서의 가치가 높다고 판단되는 도서관 소장 자료에 대해 국역의 필요성을 검토하여 지속적으로 국역 발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