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만드는 사람

바람을 만드는 사람

저/역자
마윤제
출판사
특별한서재
출판일
2017.7.28.
총페이지
336쪽
추천자
이근미(소설가)

도서안내

바람을 만드는 존재가 있을까? 소설은 거기서 시작한다. 웨나, 남미 파타고니아 평원으로부터 불어오는 거친 바람을 만든다는, 그 누구도 확인하지 못한 인물. 그를 만나겠다는 일념으로 길을 떠난 네레오 코르소는 60년 동안 웨나를 찾아 헤맨다. 여덟 살에 아버지가 팔아버린 아이에게 웨나는 삶의 희망이자 신앙이다. 산으로 평원으로 심지어 도시까지, 웨나를 찾아 헤매는 과정에서 숱한 위험과 배신을 당하지만 사랑도 찾아온다. 아픈 이별 끝에 만난 또 다른 사랑으로 가정을 이루고 자녀까지 얻었지만 네레오는 웨나를 만나고픈 열망을 포기하지 못한다. 안락한 삶을 뒤로 하고 다시 웨나를 찾아 헤맬 때 그가 평원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람을 견뎌내는 것’이었다. ‘그러나 누가 이 끝없이 불어오는 바람을 견디며 살아남을 수 있단 말인가’라고 탄식하며 웨나를 그리워 한 네레오가 생의 마지막에 만난 사람은 자신의 아들이었다. 하지만 서로를 알아보지 못한 부자에게 남은 사실은 ‘바람은 공기의 흐름’이라는 것이다. 끝끝내 웨나의 존재를 믿었던 네레오와 아버지가 일군 함석집에서 다시 바람을 맞는 아들, 부자를 통해 삶과 갈망을 깊이 생각하게 된다. 한국소설의 시공간은 협소한 편이다. 공간을 확장하여 넓게 이야기 해보고 싶었다는 작가의 소망은 남미의 고원과 도시를 횡으로 종으로 누비며 역동적으로 펼쳐진다. 네레오는 잠깐씩 머물긴 하지만 끊임없이 움직이며 독자의 마음을 분주하게 만든다. 남미에 대한 정보와 세세한 풍습까지 담아 함께 여행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 소설의 강점은 웨나를 향한 네레오의 경건한 갈망을 섬세한 문장에 담아 구도求道에 참여하게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페이지를 넘기다 아득한 생각에 잠기고 싶은 이들에게 적당한 소설이다. 작가가 깊은 마음에서 퍼 올린 사색과 문장에 마음이 오래 붙잡힐 수도 있다. 작가는 가벼운 세태에 진중함을 우직하게 들이민다. 나는 무엇을 찾고 있는가, 내 삶에 질문을 던지는 소설이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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