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읽을 만한 책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원장 이재호)은 2015년도 ‘5월의 읽을 만한 책’으로 『한시 러브레터』(강혜선/북멘토) 등 도서 10종과 ‘5월 청소년 권장도서’로 『알고 싶은 우리 옛 그림』(최석조/아트북스) 등 도서 9종을 선정 발표했다. 진흥원은 좋은 신간도서에 대한 정보를 일반에 제공해 출판산업과 독서문화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좋은책선정위원회를 통해 문학예술,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실용일반, 유아아동 분야의 책을 매달 ‘이달의 읽을 만한 책’과 ‘청소년 권장도서’로 선정·발표하고 있다. 2015년 5월 추천도서는 다음과 같으며, 자세한 내용은 진흥원 홈페이지(www.kpipa.or.kr)에서 볼 수 있다.

총 10건 [1/1 쪽]

  • 한시 러브레터

    [문학예술]

    한시 러브레터

    • 저/역자: 강혜선
    • 출판사: 북멘토
    • 조선의 ‘사대부’들을 그려볼라치면 유교적인 엄격함과 고루함이 먼저 떠올라서 사사로운 정리나 인간적인 따스함이나 섬세한 인간미가 몹시 결여되었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강혜선 교수가 고르고 번역하고 해설한 『한시 러브레터』는 우리 선대 사대부들이 우리보다도 훨씬 풍부한 정감과 멋, 여린 마음의 소유자였음을 보여준다. 조선시대에는 사대부 계층에서 청춘 남녀의 ‘구애’가 가능하지 않았으므로 현대적인 개념의 ‘러브레터’는 없다. 그러나 남녀 간의 애정이 억압되어서인지 친구 사이의 우정은 참으로 따스하고 깊다. 친구가 보내 준 황초를 켜고 감격스러워하며 면학을 다짐하는 권근, 친구 김뉴에게서 바둑을 두러 오라고 초대하는 시를 받고 고금의 저명 문사들의 바둑 버릇을 언급하며 응락하는 답시를 보낸 서거정, 사랑하는 친구를 장사지내고 돌아오는 길에 새벽 꾀꼬리의 울음에 흐느낀 권필 등 남성들의 우정이 얼마나 아름답고 애틋할 수 있고 풍류와 위트가 풍성했었는지를 보여주는 시들이 많다. 가족애가 흐뭇하지만 그 정황으로 인해 참으로 가슴 아프고 애처로운 편지도 많다. 술잔을 대하고 늘 술잔을 주고받던 아내가 먼저 떠난 것을 슬퍼하는 박은의 시, 궁핍하기 그지없었던 유배생활 도중에 아들이 보낸 밤을 한 톨 먹으려다가 ‘서글피 먼 하늘을 바라보는’ 정약용의 시, 아비는 귀양 가고 어미는 자결해서 일곱 살에 고아가 된 딸에게 몸을 정갈하게 가꾸고 집안일도 부지런히 배우고 글공부를 하도록 세심하게 당부하는 이광사의 시 등은 가슴을 저민다. 학문이 깊은 사대부들은 물론, 선비와 아내들도 시를 주고받을 때 받은 시의 운(韻)을 따서 답시를 지어 보냈다. 학문이 시심을 북돋는 것이 옛 선비의 면학이었던 듯하다. 저자의 정감 있는 번역과 인물·상황 해설이 어려운 한시에 쉽게 다가갈 수 있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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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전은 나의 힘: 예술 읽기

    [문학예술]

    고전은 나의 힘: 예술 읽기

    • 저/역자: 김경서, 류대성
    • 출판사: 창비
    • 과거로부터 지금에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오랫동안 읽히고 탐구되어야 할 위대한 작품, 즉 고전 중에서 ‘예술’과 관련한 글들의 일부를 발췌, 해석과 함께 수록한 책이다. 따라서 여타 예술 관련서들을 들추다보면 참고문헌 혹은 인용 등으로 만나기 마련인 거장들의 주옥같은 원문들을 모아 엮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예술이 대체 어떻게 생겨났고, 그 의미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하여, 만약 예술이 아름다움과 관련된 것이라면, 그 ‘아름다움은 무엇인가’라는 다음 장으로 의문을 넘긴다. 이어 ‘예술을 가능하게 하는 다양한 형식과 특성’, 그렇게 만들어진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방법’, 그러한 작품을 만든 ‘예술가들의 삶과 능력’을 탐색하는 장을 거쳐 ‘오늘날 나타난 예술의 새로운 문제’와 관련한 글을 마지막으로 싣고 있다. ‘예술’이라는 것을 두고 생길 수밖에 없는 질문들을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형식으로 제기하면서 그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고전’으로 제시하는 구성인 셈이다. 이 질문들의 구체적인 정답을 밝히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것인지도 모르지만, 그것을 찾는 과정을 함께 하는 자로 아르놀트 하우저, 하위징아, 타타르키비츠, 플라톤 등 예술사에 빠지는 법이 없는 학자들은 물론 르코르뷔지에, 로댕, 칸딘스키 등 예술가, 시창동이나 고유섭 등 중국과 한국 학자의 글도 함께 한다. 바뀐 고등교과과정에 신설되는 ‘고전’ 과목에 대한 부담감을 없애기 위해 기획, 출간된 책이지만 예술에 대한 관심이 깊은 이들이라면 누구에게나 유용하다. 엮은이들은 장이 바뀔 때마다 이어질 고전의 내용들에 대한 명쾌한 해석을 실어놓았고, 또 꼼꼼히 읽은 사람만이 참여할 수 있는 토론거리를 장 말미에 올려놓았다. 선별되어 실린 고전의 일부 글을 읽다보면 전문을 읽고픈 욕구가 커진다. 책을 부르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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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바고 문화사

    [인문학]

    담바고 문화사

    • 저/역자: 안대회
    • 출판사: 문학동네
    • 이 책은 17세기 초에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오자마자 비교적 빠른 시간에 전국에 걸쳐 생활풍경을 바꿔버린 담바고(담배) 관련 다양한 자료들을 섭렵하여 치밀하게 엮은 한국의 담배사(史)이다. 중요한 곳에는 일일이 미주를 달아 전거를 밝힘으로써 전문서의 양식을 갖추면서도, 소주제별로 이야기하듯이 독자들을 이끄는 내러티브 형식의 수준 높은 교양서이기도 하다. 다루는 시기는 개항기(1876~1910)를 포함한 조선 후기(17~19세기) 300여 년으로, 담배가 신분 고하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사람들 사이에 급속히 퍼져나가는 상황과 그에 따른 호불호와 예절 문제, 그리고 개항기의 애국적 금연운동에 이르기까지 담배의 모든 것을 마치 스틸영화를 보듯이 생생하게 전한다. 실제로 이 책에서는 담배 관련 문헌자료는 물론이고 다양한 층위의 회화자료까지 적절히 제시함으로써 독자들을 즐겁게 한다. 책의 표지에도 잘 보이듯이 그저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의 이야기, 그래서 막연히 추상적으로 구름 잡듯이 흐릿하게 알던 담배 이야기를 최근 유행하는 미시사의 틀로 꼼꼼하게 구성해 낸 수작이다. 21세기 요즘 담배는 사람의 건강을 해치는 백해무익의 암적인 기호품으로 그 위상이 추락했고, 이에 따라 흡연자를 마치 미개인 취급하는 시선도 점차 강해지고 있다. 그렇지만 르네상스시대 이래 흡연은 인류문명사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삶의 행위이자, 그 자체로 일종의 문화행위였다. 유럽의 근대사조를 이끈 살롱(salon)도, 국경선을 새로 그리는 긴장된 국제회의장에도, 식민지 조선의 편집실에도 담배연기는 늘 자욱하게 너울거렸다. 조선의 집과 궁궐과 서당과 거리에서도 담배연기는 마치 사람들의 분신처럼 삶을 함께 하였다. 따라서 저자의 지적처럼 “담배는 조선 후기 300년 역사를 비춰 보여주는 거울”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 책은 바로 이 담배라는 프리즘을 통해 한국의 근세와 근대를 미시적으로 소개할 뿐 아니라, 생활사 전체를 감칠 맛나게 그려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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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공지능, 붓다를 꿈꾸다

    [인문학]

    인공지능, 붓다를 꿈꾸다

    • 저/역자: 지승도
    • 출판사: 운주사
    • 가장 관념적인 사상인 불교와 가장 유물론적인 과학인 인공지능이 만나면 어떻게 될까? 그 만남은 자연스럽고 평화로울까? 소통이라는 것이 과연 있기나 할까? 그런데 이러한 만남이 실제로 이루어진다. 극과 극은 통한다고나 할까? 이 책에서 인공지능 연구의 제3세대 학자인 저자는 붓다를 위대한 과학자로 보고 그 관점에서 인공지능과 과학, 인간과 사고 작용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전개하고 있다. 외부 사물에 대한 모델링과 시뮬레이션이라는 인식의 과정과 의지를 통해 표상을 그리는 과정과 존재, 시스템, 창조, 엔도모피즘과 같은 마음의 과정에 대한 분석을 통해, 자율시스템으로서의 인공지능과 인공마음이 인류문명사 전체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설명하고 그 공학적 의미와 추구해야 하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서 인공지능은 단지 인간의 뇌를 복제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인공지능 연구를 통해 인간의 뇌와 인간의 정체성이 밝혀진다. 주어진 임무만을 수행하는 순종형 인공지능은 마음이 없지만, 자아의식형 인공지능은 이기적일 수도, 이타적일 수도, 고뇌할 수도 있는 자신을 가진 존재가 된다. SF영화로 보면, 로봇은 이성만을 가진 (1984년)에서 시작해서 감성을 가진 (1999년)의 앤드류, 자아를 가진 (2001년)의 데이빗, 욕망을 가진 아이 (2004년)의 NS-4, 불만과 두려움, 번뇌를 아는 (2010년)의 아이소를 거쳐 해탈의 경지에 이르는 (2010년)의 RU-4로 발전한다. 이렇게 가장 이상적인 인공지능은 단지 현실의 인간을 빼닮은 존재가 아니라, 오히려 이상적인 인간상을 제시하는 존재로 격상된다. 저자는 인공마음을 연구하는 이유를 인간이란 무엇인가 라는 근원적 질문에 대답하기 위한 과학적 측면과 일상적 편리함 뿐 아니라 국가적 재난을 방지하는 공학적 측면으로 나누어 제시한다. 여기서 인공지능은 유용한 도구일 뿐 아니라 인간 자신을 성찰하게 하는 인문학적 계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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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덤 스미스: 정의가 번영을 이끈다

    [사회과학]

    애덤 스미스: 정의가 번영을 이끈다

    • 저/역자: 김광수
    • 출판사: 한길사
    • 『국부론』의 저자 애덤 스미스가 바쁘다. 그가 태어난 서양은 물론 한국 사회에서도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묘한 것은, 전혀 상반된 시각의 사람들이 공히 그를 찾는다는 점이다. ‘보이지 않는 손’의 마력을 전제로 시장제일주의를 내세우는 기업가들이나 그 옹호론자들이 스미스를 찬양 하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그런데 그와 반대 입장에 서있는 ‘진보’쪽 사람들까지도 스미스를 재평가하고 있다. 그가 이기심과 경쟁을 미화하기 이전에 사람들 사이의 협력과 공감을 더 강조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국부론』보다 훨씬 먼저 씌어진 『도덕감정론』을 주목한다. 두 얼굴의 애덤 스미스, 무엇이 그의 참 모습일까? 이 책은 인문학적 측면에서 애덤 스미스를 보다 깊이 읽게 해준다. 저자가 환기시키듯, 스미스는 시장이 효율성 제고와 경제적 번영의 필요조건임을 천명했다. 스미스의 사상 내부에 경제적 자유주의의 요소가 분명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스미스의 지적 토양 전반을 사회공동체와 무관한 시장우위론으로 획일화하여 규정할 수는 없음을 역설한다. 그를 정치영역으로부터 탈피해 절대적 시장주의자로 보는 전통적 관점을 거부하는 것이다. 스미스는 복합다층적 인문환경을 분석적으로 해부하되, 통합적으로 이해하고자 했다. 융합학문의 필요성을 인식한 선구자가 바로 스미스였던 것이다. 이런 문제의식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정의가 번영을 이끈다’는 말로 압축될 수 있다. ‘정의는 우리가 타인을 침해하지 않도록 억제하며, 자혜는 타인의 행복을 증진하도록 격려한다’는 것이다. 스미스에 따르면, 정의는 인간사회라는 구조물 전체를 지탱하는 주요 기둥이다. 그것이 없으면 이 건물은 한순간에 분해되고 말 것이다. 그래서 그의 대표작인 『국부론』은 자신의 사회과학적 비전을 ‘완전한 정의, 완전한 자유, 완전한 평등을 확립하는 것이 모든 계층의 최고 번영을 가장 효과적으로 보증한다’는 말로 요약한다. 정의와 시장의 공존, 이것은 곧 이 시대 우리가 당면한 최대 현안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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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상하지 말라

    [사회과학]

    상상하지 말라

    • 저/역자: 송길영
    • 출판사: 북스톤
    • 과연 빅데이터는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가 고민하고 있는 여러 난제(難題)에 대해 진정한 답을 주는 현자(賢者)가 될 수 있을 것인가? 최근 빅데이터와 그 활용에 대한 관심과 함께, 미디어 노출 및 관련 도서의 출간이 빈번해지면서 빅데이터에 대한 우리의 기대는 실제 경험을 추월하며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그 속에서 인간의 자리는 그저 데이터의 값으로 존재할 뿐인가? 이 책은 데이터 세상의 α를 이야기한다. 즉, 데이터 만능주의를 경계하며, 데이터 자체보다 그에 관한 인간의 통찰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데이터 세상에서 인간의 자리는 통찰과 함께 굳건하며, 오히려 중요해진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빅데이터 전문가인 저자의 이러한 주장은 그 자체만으로도 신빙성이 있다. 또한 비교적 간단명료한 핵심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풀어놓은 그의 다양한 현장경험에는 α의 통찰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담겨 있다. 책은 섣부른 상상, 섣부른 관찰, 섣부른 배려가 낳는 어설픈 결과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철저한 통찰을 통해 진정한 욕망에 접근하라고 주문한다. 그는 우리가 상대의 욕망이라 감히 짐작하고, 믿고, 호의를 베푸는 것이 실제로는 실제가 아니라고 말한다. 인간의 통찰을 통해 데이터를 활용하기보다, 데이터에 의존해 인간의 통찰에 기회를 주지 않으려 하는 사회에 대해 간결하고 무겁지 않은 가르침을 들려주고 있다. ‘허상: 당신의 상식은 상식이 아니다(1장)’‘관찰: 상상하지 말고 관찰하라(2장)’‘변주: 지금의 상식을 차용하라(3장)’‘통찰: 보고도 모르는 것을 보라(4장)’‘배려: 이해하라, 그러면 배려하게 된다(5장)’‘위한답시고 말하지 말라(에필로그)’로 이어지는 책의 내용은 단숨에 읽어낼 수 있을 만큼 쉽고 재미있다. 일상 속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 아니 진짜 시선을 부담 없이 경험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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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함함하다 한다지?

    [자연과학]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함함하다 한다지?

    • 저/역자: 권오길
    • 출판사: 지성사
    • 우리 속담과 관용구 등에 나오는 생물들을 재미있는 일화를 곁들여서 소개하는 책이다. 민망하게도 제목에 나온 ‘함함하다’라는 말을 필자도 몰랐다. 귀여워한다는 뜻이겠거니 짐작했는데, 본문에 ‘털이 보드랍고 반지르르하다’는 뜻이라고 풀이가 되어 있다. 오랜 세월 과학 지식을 이해하기 쉽게 대중에게 전달하는 일을 해온 저자답게, 이 책에서도 쏙쏙 와 닿는 글 솜씨로 우리 조상들에게 친숙했던 여러 생물의 이모저모를 보여준다. , , , 같은 흔히 들어본 말도 있는 반면, , 처럼 고개를 좀 갸웃하게 되는 소제목도 있다. 처럼 들어도 좀 알쏭달쏭한 속담(참고로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로 나와 있다) 아래에는 까치와 관련된 여러 가지 속담들과 함께, 까치걸음, 까치눈, 까치밥, 일부일처제 등등 우리 주변에 늘 있는 까치의 다양한 모습이 실려 있다. 에서는 혀가 어떤 일을 하는지 생물학적으로 살펴본 내용에서부터 한 순간도 길들여진 입맛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의 태도와 혀 잘못 놀려서 입는 설화에 이르기까지, 술술 이야기가 펼쳐진다. 길어지면 독자가 지겨워하리라는 것을 감안한 듯이 짤막하게 들어가는 생물학적 내용과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사람들의 갖가지 모습을 맛깔스럽게 버무렸다는 점이 이 책의 특색이다. “야들야들하고 보드랍고 매끈한 것” 속을 “독주, 뜨거운 국물, 톡 쏘는 고추냉이 넣은 비빔밥... 오만 잡것으로 한가득 채우”는 주인 잘못 만나서, “고통과 욕됨을 참고 이겨내는 고마운 내 밥통”처럼 절로 웃음이 피어오르는 글을 읽어보시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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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 내가 사는 게 재미있는 이유

    [실용일반]

    오늘 내가 사는 게 재미있는 이유

    • 저/역자: 김혜남
    • 출판사: 갤리온
    • 뭐든 겪어봐야 아는 법이다. 사람이, 인생이, 경험이 다 그렇다. 벼가 고개를 숙이는 이유다. 진면목이다. 실패 없는 성공은 때문에 감동이 별로다. 잘난 것만 알겠다. 듣는 쪽도 동일시가 안 되니 감흥이 적다. 대신 위기와 고난을 이겨낸 경우라면 왠지 모를 상대적 안도감과 작가적 진실감에 공감, 무장해제와 자기설득에 들어간다. 높은 정상에서 순식간의 바닥 저편 고백이면 공감 파장은 더더욱 넓어진다. 저자는 41세 때 파킨슨병에 걸렸다. 온몸이 묶인 채 움직이는 걸로 묘사되는, 치료법도 없는 불치병이다. 더욱이 의사였다. 전도유망한 현직의사에게 내려진 아이러니한 일방선고였다. 의사 명함을 쥐기까지 저자는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다. 학생답게, 의사답게, 부모답게 모범인생을 걸어왔다. 스스로 닦달하며 성공인생에 흠을 남기지 않으려 모범답안의 숙제를 완수해냈다. 그만큼 41세의 그날은 억울하고 원망스러웠다. 받아들일 수 없었다. 다들 그렇듯 좌절과 절망, 포기와 분노 속에 불면의 숱한 밤을 보냈다. 그럼에도 나아진 건 하나도 없었다. 생각을 바꾸는 수뿐이었다. 하루하루 살아내자 털고 일어났다. 그 다음 날도 그렇게 살았다. 작가의 아침은 그렇게 15년째 보내는 특별한 하루의 시작이다. 진료하고 키우고 쓰고 강의하며 보낸다. 상태가 나빠진 거 말고는 담담한 일상이다. 대신 얻은 건 꿈꾸고 즐기는 새로운 삶의 실천이다. 그 과정에서 배운 걸 책에 실었다. 인생은 숙제가 아니니 닦달하지 말고 순간을 즐기라 말한다. 환갑이 목전인 환자건만 아직도 하고 싶은 게 많다고 보탠다. “해야 한다” 대신 “하고 싶다”를 위해 한 발짝 옮기라 권한다. 해야 할 숙제가 아닌 누려야 할 인생을 위한 작은 용기다. 가벼운 터치지만 묵직한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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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슈갈이다

    [유아아동]

    나는 슈갈이다

    • 저/역자: 한영미 글, 남궁선하 그림
    • 출판사: 어린이나무생각
    • 지금도 어린 시절의 친구를 만나면 장난스럽게 어릴 때 부르던 별명을 부른다. 빼빼 말랐던 친구는 ‘전봇대’, 산을 다람쥐처럼 잘 타던 녀석은 ‘베트콩’, 빼빼 말랐던 나는 ‘멸치’…. 멸치란 별명으로 불리는 것이 싫어서 뚱뚱해지려고 노력도 해보았지만 체질상, 가정형편상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나는 “멸치가 얼마나 뼈대 있는 집안인 줄 아냐?”라고 떠벌였다. 이 작품은 언어폭력이 물리적인 폭력 이상으로 상대방에게 큰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초등학교 5학년생인 수아는 자신의 튀어나온 입모양 때문에 ‘갈갈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친구들로부터 심한 언어폭력과 따돌림을 당한다. 태영이 일당의 괴롭힘에서 벗어날 길을 찾던 수아는 부지런하고 착한 동네의 청년 ‘벙글씨’의 도움을 받아 친구들의 언어폭력에 맞선다. 스스로 자신의 별명을 ‘슈퍼 갈갈이’를 줄여 ‘슈갈’이라고 고쳐 부르면서 당당하게 친구 관계를 회복해 나간다. 교사가 되고 나서 아이들은 나에게 ‘고길동’이라는 별명을 붙여 주었다. 에 나오는 꺼벙한 아저씨가 내 별명이 되고 나니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하지만 곧 고길동의 장점을 찾아냈고 ‘나는 왜 고길동이 좋은가’라는 수필도 써서 월간지에 기고하고 아이들에게 읽어주기도 했다. “고길동이 없었으면 둘리나 도우너나 또치는 불량청소년이 되었을 거다. 사고뭉치들의 문제를 모두 해결해 주는 고길동처럼 난 너희들의 멋진 후견인이 되려 한다. 마음껏 사고 쳐라, 내가 해결해 주마!” 그러자 ‘고길동’은 정말 근사한 별명이 되었다. 학교폭력 중에 언어폭력과 같은 심리적 폭력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촌철살인(寸鐵殺人)이라는 말이 있듯이 세 치 혀가 칼보다 더 큰 상처를 줄 수 있음을 명심했으면 한다. 그리고 혹시 자신의 별명 때문에 고민하는 청소년이 있다면 그 별명의 장점을 찾아보자. 반드시 하나쯤의 장점은 있다. 그럼 그 별명은 더 이상 놀림의 대상이 아니다. 수아가 한 술 더 떠서 ‘슈갈’이라고 한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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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톨이 꼼

    [유아아동]

    외톨이 꼼

    • 저/역자: 이노루
    • 출판사: 책읽는곰
    • 영국 작가 앤서니 브라운의 걸작 『고릴라』에서 한나는 고릴라를 무척 좋아해 동물원에 갈 날만 기다리지만 아빠는 바쁘고, 생일 전날 밤에 고릴라 인형이 점점 커지더니 말을 건다. “한나야, 놀라지 마. 널 해치러 온 게 아니야. 동물원에 가고 싶지 않니?” 애니매이션 작가 이노루의 첫 그림책 『외톨이 꼼』에서 인형가게 곰 인형은 고릴라가 한나의 소망으로 커져서 실물로 살아나는 것과 달리, 원망과 슬픔에 차서 점점 부풀어 오른다. 귀엽고 다정하게 미소 짓는 다른 인형들과 달리 심술궂어 보이는 탓에 꼬마 손님들이 두려워하자 구석진 자리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곰 인형은 꼬마손님들의 비명도 주인의 박대도 이해할 수 없다. 외로움과 원망으로 집채만큼 커지고 커져서, 외면과 내면 모두 괴물이 된 채 주위를 파괴하기에 이른다. 사람들이 자기를 피해 달아나고 숨어버리자, 원래 곰 인형에게 있지도 않았던 괴성은 한층 강화된다. ‘내가 무섭다고? 흥, 진짜 무서운 게 뭔지 보여 주지!’ ‘나는 세상에서 가장 큰 곰이다!’ 곰 인형이 감정을 느끼고, 어린 아이들의 타박에 마음이 상하고(아무렴, 강아지며 나무며 풀꽃 앞에서도 말조심할 일이다.) 마침내 괴물이 되어가는 장면은 어린 아이와 어른에게 각각 달리 읽힌다. 모든 것에 생명이 있다고 여기는 물활론적 사고 단계의 아이들에게는 흔한 현실 같은 판타지이고, 어른들에게는 사랑 받지 못할 때의 슬픔과 그에 의한 외로움과 원망이 빚어내는 파국의 낯익은 우화로 여겨질 법하다. 그림책은 파국을 수습하고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는 평화로운 결말에 공을 들인다. 외톨이 괴물은 도시 저편의 외딴 집 넓은 뜰에 들어서고, 거기서 맞닥뜨린 아기와 눈을 맞추면서 세상의 모든 곰 인형과 아기가 언제 어디서 만나든 추호의 의심 없이 친구가 되는 태생적 관계를 회복한다. 아기도 그림책에서 본 적 있는 곰 인형을 알아보고 서툰 발음으로 친구를 부른다. ‘꼼!’, 그것이 마법 주문인 듯 곰 인형은 제 모습을 되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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