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의 읽을 만한 책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원장 이재호)은 2015년도 ‘1월의 읽을 만한 책’으로 인문학 분야의 『연행사의 길을 가다』(서인범/한길사) 등 도서 10종과 ‘1월 청소년 권장도서’로 문학예술 분야의 『아이와 함께, 아일랜드 영국』(정유선/뮤진트리) 등 도서 10종을 선정 발표했다. 진흥원은 좋은 신간도서에 대한 정보를 일반에 제공해 출판산업과 독서문화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좋은책선정위원회를 통해 문학예술,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실용일반, 유아아동 분야의 책을 매달 ‘이달의 읽을 만한 책’과 ‘청소년 권장도서’로 선정·발표하고 있다. 2015년 1월 추천도서는 다음과 같으며, 자세한 내용은 진흥원 홈페이지(www.kpipa.or.kr)에서 볼 수 있다.

총 10건 [1/1 쪽]

  • 휴식의 정원

    [문학예술]

    휴식의 정원

    • 저/역자: 바진/차현경
    •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뤼쉰(魯迅), 라오서(老舍)와 함께 중국 신문학의 3대 거장으로 꼽히는 바진(巴金)의 1944년 작품으로, 봉건제도의 산물인, 악하지는 않지만 무책임하고 무기력한 인간 유형, 그리고 그런 인간들 때문에 상처받고 괴로워하는 피해자들에 대한 연민과 분노가 잔잔한 애조를 띄우고, 그러나 때로는 급박하게, 격정적으로 표출되는 작품이다. 작가이며 노총각인 주인공이자 화자는 16년 만에 고향에 돌아와 옛 친구 야오궈둥의 집에 머물게 된다. 친구는 대학 졸업 후 외국유학까지 다녀와서 대학교수로 재직도 하고 정부기관에서도 봉직했지만 부친에게서 큰 토지를 물려받자 봉건저택을 매입하고 무위도식하는 생활을 하고 있다. 그의 두 번째 부인 완자오화는 남편의 사랑 속에 풍요로운 생활을 하지만 남편이 아홉 살 난 전처의 아들(야오도령)을 외가의 영향 하에서 게으르고 방탕하고 인정 없는 소폭군으로 성장하도록 방치하고 있는 데 대해 깊이 근심하고 불행해 한다. 또한 그 집의 전 소유주 가족의 일원으로서 그 집 정원의 꽃을 꺾으러 자주 무단 침입을 하는 13살 난 양씨 도령을 통해 그 아버지인 양멍츠가 도박과 외도로 부친의 유산을 모조리 탕진하고 부인의 지참금마저 울궈내어 정부에게 갖다 바치고 결국 큰아들에게 쫓겨나서 폐인으로 유리걸식을 하는 것을 알게 된다. 양멍츠는 자기들을 곤경에 빠뜨린 아버지를 원망하지 않고 다시 가족의 품에 돌아오게 하려는 그의 어린 아들의 눈물겨운 노력도 헛되이 걸식을 하다가 절도로 징역형을 살던 중 감옥에서 사망한다. 화자는 야오도령의 익사(溺死)와 양멍츠의 죽음을 통해 봉건제도가 사람의 목숨과 존재가치를 박탈하는 제도임을 고발하고, 그 희생자들이 용서와 화해를 통해 역사의 과오를 끌어안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것을 제안한다. 우아한 문체, 애잔한 분위기, 그리고 숨은 분노를 잘 살려낸 번역을 통해서 중국의 봉건사회 쇠망의 일면을 생생히 드러내 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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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화 남녀

    [문학예술]

    명화 남녀

    • 저/역자: 이혜정·한기일
    • 출판사: 생각정원
    • 100년 남짓한 역사의 영화에 비해 미술은 인간이 돌멩이를 손가락으로 집고 다듬어낼 능력이 생길 때부터 시작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두 세계는 ‘시각적 언어’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같은 유전자를 공유하고 있다. 어찌 보면 영화는 움직이는 그림, 혹은 조각과도 같다. 말로 다 전하지 못해 그린 그림이 미술이라면, 그 그림에 다시 말을 넣고 시간을 넣는 것이 영화이다. 2013년부터 진행한 동명의 팟캐스트를 정리해 옮겨놓은 는 영화일 수도 있고, 그림일 수도 있는 ‘명화’들과 관련한 영화남자와 그림여자의 이야기이다. 두 사람의 이야기는 쇠라의 색점들과도 같아서, 서로 섞이면서도 영화의 순색과, 그림의 순색이 원래 가진 채도를 결코 떨어뜨려놓지 않는다. 한 분야에 오래 관심을 가져온 자들의 내공이 가득한 대화로 구성되어 남의 글을 몇 시간 정독할 집중력은 없어도, 밤새 수다에 맞장구치는 일은 가능한 사람이라면, 예술에 대한 그 어떤 선지식 없이도 쉽게 접근하고, 완전히 몰입할 수 있다. 연애를 부르는 영화 ‘비포 선셋’과 쇠라, 영국식 로맨틱 코미디 ‘노팅힐’과 샤갈, 거리의 연인 ‘퐁네프의 연인들’과 렘브란트, ‘배트맨’의 악당 조커와 베이컨, 천재 감독 우디 앨런의 ‘미드나잇 인 파리’와 벨 에포크의 파리, ‘냉정과 열정 사이’와 르네상스 속의 피렌체 등등 한 번쯤은 듣거나 보거나 했을 영화와 그 영화를 위해 감독들이 알게 모르게 양념한 미술작품들과 미술가들의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그저 쉽다 생각하던 대중적인 영화가 결코 만만하게만 볼 건 아니라는 각성과 더불어 무조건 어렵다고 생각하던 미술이 사실은 얼마든지 접근 가능한 곳에서 우리를 부르고 있었음을 알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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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행사의 길을 가다

    [인문학]

    연행사의 길을 가다

    • 저/역자: 서인범
    • 출판사: 한길사
    • 이 책은 청나라의 북경을 방문한 조선 사신들이 갔던 길을 그대로 되짚어 직접 답사하여 조선시대 외교 현장의 발자취를 21세기에 복원한 일종의 역사답사기로, 총 길이 2000킬로미터 사행 경로를 따라 당대의 모습을 전하는 여러 회화 자료와 저자가 직접 찍은 다양한 사진 자료를 대비함으로써 역사와 현재를 접목시킨 흥미로운 교양서이다. 최근 들어 연행(燕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것을 소재로 한 연구가 활발하지만, 일반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만한 책은 아직 매우 적다. 그나마 대개 몇몇 에피소드를 엮는다거나 300여 년 전 사행(使行) 기록의 단편들을 소개하는 데 그칠 뿐, 옛 외교경험이 현대 한국의 외교 현실과 어떻게 소통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은 약한 편이었다. 이에 비해, 이 책은 전문 학자가 7년이라는 오랜 준비와 노력을 기울여 온몸으로 직접 발품을 팔아 연구한 내용을 총체적으로 알기 쉽게 엮음으로써 연행 관련 교양서의 수준을 크게 높인 의의를 갖는다. 500년 조선시대를 관통한 방대한 연행 기록을 통해 과거의 경험을 되새길 뿐 아니라 현재의 한중관계까지 생각하게 하는 이 책을 한 번 잡으면, 외교라는 프리즘을 통해 조선시대 역사를 생생하고도 재미있게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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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인수업

    [인문학]

    초인수업

    • 저/역자: 박찬국
    • 출판사: 북이십일21세기북스
    • 이 책은 용감하고 아름답게 사는 것이 건강하고 오래 사는 것보다 훨씬 값지다는 니체의 이야기를 쉽고도 설득력 있게 전해준다. 사실 니체의 사상을 이처럼 편하고 가슴에 와 닿게 풀어쓰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는 쾌락과 안락에 기대어 사는 삶을 연명으로 규정하고, 험난한 운명을 피하지도 맞서지도 않고 껴안아 내 것으로 만드는 용기와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진정한 행복은 고통과 고난을 피하지 않고 그 고통에도 불구하고 마음의 평안과 충만함을 느끼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이다. 따라서 행복의 반대는 고통이 아니라 비겁과 회피에서 나오는 우울증이다. 행복은 만족이 아니라 투쟁이고 운명과의 전쟁이다. 진정한 전사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적을 깔보거나 회피하지 않는다. 행복한 자는 승리에 도취하지 않고 패배를 기꺼이 받아들이며 인생 그 자체를 즐긴다. 우아하고 품위 있는 삶을 사는 초인은 운명의 허무를 받아들이고 극복하는 과정을 거치고 나서야 완성된다. 무엇이든 마음먹은 대로 된다고 주장하는 긍정주의자들이 위험한 이유는 모든 실패를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데 있고, 무력한 숙명론자들이 한심한 이유는 모든 좌절을 운명의 책임이라고 여기는 데 있다. 초인은 항상 자신과 친구에게는 정직하게, 적에게는 용감하게, 패자에게는 관대하게, 그리고 언제나 예의바르게 행동한다. 초인에게는 변명과 무례, 회피와 갑질의 횡포는 존재할 수 없다. 그는 신념과 독단에 빠지지 않고 항상 회의적 태도로 자신을 채찍질한다. 확신은 감옥이고 의심은 해방이며 자유다. 신념은 자기소멸과 자기소외의 표현일 뿐이다. 우리는 인생의 의미에 대한 질문을 늘 던진다. 그러나 그러한 질문은 정답을 찾아 채워지는 것이 아니라 용감하고 즐겁게 살아가는 삶 속에서 해소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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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들은 자신들이 자유롭다고 생각했다

    [사회과학]

    그들은 자신들이 자유롭다고 생각했다

    • 저/역자: 밀턴 마이어/박중서
    • 출판사: 갈라파고스
    • 이 책은 나를 포함한 우리 주변 평범한 사람들의 ‘소름 끼치는 침묵’에 대한 경고요, 고발이다. 저자는 유대인이다. 괴물 같은 나치의 민낯을 직접 보고 싶어 독일로 가서 10명의 나치 가담자와 심층 인터뷰를 했다. ‘작은 자’로 자처하는 이들은 각기 다른 개인적인 이유로 나치에 가담했다. 심지어 나치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으로 히틀러를 도운 사람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자신의 안위를 위해 비겁한 선택을 했다. 서로 눈치만 보다가 결국 사상 최악의 범죄를 묵인, 방조하고 말았다. 이 책에서 소개된 사람들은 자신이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라고 자기변명에 급급하지만, 이 모든 비극은 나치의 전횡에 ‘내가’ 반대의견을 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위기의 시대에 평범한 사람들의 안이함과 침묵은 한 사회를 광기로 몰아넣을 수 있다. 이 책은 나치에 대한 기억이 생생했던 1955년에 처음 출간돼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독일의 비극은 겁에 질려 그리고 자신의 안위만 염려했던 대다수 독일인이 자초한 비극이라는 사실을 아프게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흔히 정치에 관심 없음을 자랑스럽게 말하곤 한다. 그러나 이 책은 정치인들을 손가락질 하는 것만으로 우리의 책임이 면제되는 것은 아님을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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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장 멍청한 세대

    [사회과학]

    가장 멍청한 세대

    • 저/역자: 마크 바우어라인/김선아
    • 출판사: 인물과사상사
    • 저자인 마크 바우어라인은 영문과 교수이다(에모리 대학 교수이므로, 국문과 교수로 이해한다면 책이 더욱 흥미로울 수 있음). 얼핏 보면 책은 인문학자로서의 노교수가 요즘의 젊은이들을 바라보며, ‘가장 멍청한 세대(the dumbest generation)’라고 비난(?)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비난과 비판의 차이가 흠집 내고자 하는가(비난)와 진정 바꾸고자 하는가(비판), 아울러 대안이 존재하지 않는가(비난)와 존재하는가(비판)의 차원에서 갈린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 책은 분명 비난보다 비판에 가까운 시선을 담고 있다. ‘가장 멍청한 세대’는 풍요로운 물질적 조건에도 불구하고 지적 성취와는 거리가 멀고, 많은 기술 향상에도 불구하고 정신발전은 보잘 것 없는 세대로서의 요즘 젊은이들을 의미한다. 이들의 삶에 녹아든, 아니 삶 자체가 되어버린 디지털 활동과 오락 등 젊은 세대의 문화 및 생활양식이 얼마나 많은 기회비용(위대한 과거의 지식, 가치, 태도, 습관 및 여러 유산들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을 유발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심지어는 민주주의의 존폐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위험성과 관련해 저자는 애정 어린(바꾸고자 하는) 경종을 울린다. 어찌보면 ‘가장 멍청한 세대’라는 다소 자극적인 표현은 상황의 심각성에 대한 저자의 인식을 보여준다. 책은 이 세대의 탄생과 특징을 지식, 독서, 영상, 학습, 전통, 미래 등 6가지 영역에 걸쳐 다루고 있다. 또한 책은 그 대안들(독서 등)에 있어 젊은이들의 개인적 노력 뿐 아니라 사회 전반의 공동 노력을 강조한다. 저자의 주장대로 독서를 하지 않고, 심지어는 무용하게 여기는 젊은이들의 문제를 굳이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이야기한 것은 책의 독자에게 ‘가장 스마트한 세대’를 위한 실천적 조력자를 기대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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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이미 시작된 미래

    [자연과학]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이미 시작된 미래

    • 저/역자: 최윤섭
    • 출판사: 클라우드나인
    • 눈에 낀 콘택트렌즈가 눈물을 분석해서 혈당 수치 같은 자료를 수집하고, 배에 붙인 패치는 몸속의 장기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파악한다. 이 자료는 무선으로 전달되어 분석되고, 약을 먹으라거나 병원을 찾아가라는 등의 정보가 스마트폰으로 전송된다. 우리가 매일 들여다보는 스마트폰이 기술 발전을 실감하지 못한 상태에서 어느 순간 우리 손에 쥐어졌듯이, SF영화에서나 보던 이런 첨단 맞춤 의학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 곁에 바짝 다가와 있다. 이 책은 현재 의료 분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혁신을 다양한 측면에서 살펴본다. 이 분야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던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전체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을 것이고, 헬스케어에 별 관심이 없던 독자라면 새롭고 충격적인 내용을 접할 수 있을 듯하다. 저자는 분자생물학, IT 기술, 3D 프린터 등 여러 분야에서 이루어지는 발전들이 의료 분야에 어떤 혁신을 일으키고 있는지를 쉽고도 흥미롭게 서술한다. 하지만 의료 분야가 첨단 기술들의 융합체로 변신하는 과정이 순탄치는 않다. 기술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는 법 제도와 충돌하기도 하고, 기존 방식에 익숙한 이들과 마찰을 일으키기도 한다. 내 유전자 정보와 질병 정보가 남의 손에 들어가고 공개되고 제멋대로 이용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또 자신이나 태아가 어떤 질병에 걸릴 확률이 얼마나 될지를 보여주는 자료를 손에 쥐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도 아직 모호하다. 문제는 온갖 미해결 과제들을 산더미같이 안겨주면서 이 혁신이 걷잡을 수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의 삶 및 생명 자체와 밀접할 수밖에 없는 의료 분야에서 지금 벌어지는 이런 일들을 다각도로 살펴본 이 책은 이 변화를 종합적으로 파악할 안목을 기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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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물고 싶은 남자 떠나고 싶은 여자

    [실용일반]

    머물고 싶은 남자 떠나고 싶은 여자

    • 저/역자: 이우경·김수동
    • 출판사: 휴
    • 남녀의 말은 문법이 다르다. 서로의 말을 이해하기란 그래서 어렵다. 생각이, 표현이 다르니 당연한 결과다. 하물며 인연이 닿기 전 숱한 시간의 생활환경마저 달라 이심전심은 애초부터 힘들다. 칠천겁 인연의 부부일지언정 다름은 왕왕 다툼의 원인이자 결별의 씨앗이다. 책은 한국 중년을 타깃으로 한 버전이다. 심리치료 전문가인 중년 남녀 2명이 상담사례를 항목별로 엮어냈다. 물론 결론은 간단하다. “다름을 인정하거나 받아들이는 게 속 편하다”란 요약이다. 그런데 사례분석과 화해방법이 독특하고 찰지다. 대개 상담샘플을 풀어낼 땐 3인칭이 많은데 책은 저자 2인의 1인칭 시점을 고집한다. 그래서 혼잡스럽지 않고 잘 읽힌다. 적당한 문헌 근거와 재미난 비유 소개도 많아 중년독자를 배려한다. 중년이면 피부로 느끼는 각종 화두가 가득하다. 중년은 전환점이자 반환점이다. 의외로 성장통(成長通)까지 있다. 고빗사위에 선 까닭이다. 지나간 아픔과 잘못을 반추해봐야 우울해지고, 아직 안 온 미래를 고민해봤자 불안해질 뿐이다. 방황하는 중년의 탄생 배경이다. 요컨대 중년특유의 ‘현재부재증후군’이다. 현재(Present)는 선물(Present)이다. 현재 주변을 바꾸려 해본들 대개 결과는 녹록찮다. 차라리 있는 대로 받아들이는 여유가 좋다. 저자들은 “서글프다 노래하며 인생 다 산 것처럼 하지 말고 제2의 멋진 삶을 준비하는 현명한 중년”을 권한다. 마흔을 넘기면 봄이 좋아진단다. 시리도록 아름다운 시간의 힘을 피부가 먼저 알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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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상해서 그랬어!

    [유아아동]

    속상해서 그랬어!

    • 저/역자: 연철 글/조미자 그림
    • 출판사: 푸른숲주니어
    • 우리 어른들은 흔히 아이들은 잘 모를 거라고, 아이들이니까 괜찮을 거라고 여기며 아이들의 생각이나 감정을 무시하거나 모른 척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어린이들은 어린만큼 어른들보다 더 쉽게 상처받고 더 많이 아파할 수 있다. 이 책은 초등학교 5학년 안팎의 아이들과 이들을 둘러싼 어른들이 경상도의 어느 산골, 오봉산 자락에 있는 느티말에서 겪는 이야기가 맑은 계곡물처럼 흘러나오는 동화이다. 부모님이 불화 때문에 느티말 할머니 댁에 떠맡겨진 진수와 진희는 부동산 투기를 하다가 빚쟁이에게 쫓겨 느티말로 도망 온 두호네 가족과의 갈등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배우게 되고 느티말 개울물의 치유 효과를 믿게 된다. 그리고 아토피 피부염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부모님이 이혼하려는 상황에 놓인 기열이는 일부러 아이들이나 선생님을 괴롭히는 말과 행동을 한다. 그러다 기열이는 진수를 다치게 하고 그 벌로 진수를 도와주는 일을 하면서 진수와 진심이 통하는 친구가 된다. 또한 흥청망청 생활하다 카드빚 때문에 20여 년 만에 느티말을 찾아온 미숙이라는 어른은 돈을 벌기 위해 5년 전 희주라는 딸을 친정 엄마에게 맡기고는 찾아보지도 않는다. 미숙은 진수, 진희, 기열과의 사귐을 통해 희주에 대한 엄마로서의 책임을 깨닫게 된다. 작가는 맑은 계곡물이 깨지고 뾰족하고 울퉁불퉁한 돌멩이들을 어루만지듯이 가족의 위기 상황에 놓인 아이들과 어른의 상처를 보드랍게 어루만지고 있다. 맑은 계곡물이 사람들의 아픈 상처를 치유해줄 수 있다는 믿음은 이 시대에 큰 위안이 된다. 그 계곡물의 효과는 다름 아닌 맑은 영혼을 가진 사람과의 만남이 가져다주는 축복이다. 만남과 이별을 아무렇지 않은 듯 경험하는 어른들은 아이들 또한 그러한 이별 때문에 어른보다 더 아파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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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쵸가 말한다

    [유아아동]

    쵸가 말한다

    • 저/역자: 강혜숙
    • 출판사: 상
    • ‘때가 될 때까지 느긋이 기다리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것이야말로 의심하며 조바심치게 되는 온갖 국면의 담대한 해결책이요, 결국 ‘지금 이 순간’에 대한 진리적 태도라는 걸 거듭 깨달은 터에도 그렇다. 아름답고 커다란 화면이 호화로운 그림책 는 아이들에게도 근사한 선물이 되지만, 더디게 발현되는 세상 모든 느림보들의 부모와 교사를 격려하고 다독이며 위로한다. 아기 여우 쵸는 엄마아빠 여우의 보살핌 속에 친구들과 마음껏 뛰어놀며 무럭무럭 자란다. 꽃내음을 맡고 열매를 맛보고 호저며 뱀이며 낯선 친구를 만나는 나날은 기쁨과 즐거움으로 그득하다. 그러나 쵸의 낙원에 드리운 그림자가 있었으니, 다름 아닌 엄마 아빠의 불안이다. 말할 때가 된 쵸가 어째서 말을 하지 않는가, 라는 새내기 부모다운 의문은 쵸가 이대로 영영 말을 하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으로 이어지고 방책을 찾아 헤맨다. 숲에서 가장 말이 많은 원숭이며, 목소리가 큰 곰이며, 명약을 처방하는 올빼미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아무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붉은나무 구멍에 빠진 채 잠든 쵸를 구하는 과정에서 말이 필요 없는 ‘고요’를 경험하고, 뜻밖의 순간에 그토록 듣고 싶어 하던 쵸의 말을 듣게 된다. 유머와 진정성 넘치는 이 그림책의 결말은 아이를 키우면서 작업에 집중하고 있는 작가 강혜숙의 그림책관을 짐작케 한다. 특유의 만다라 구성, 장면마다 그득히 담긴 다채로운 숲 자연, 양쪽 펼침 장면 그득히 그려 넣은 천불상 이미지의 동물들 또한 이 그림책이 아니면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예술적 경험이다. 작가가 수년에 걸친 작업 끝에 내어놓았다는 이 결과물은 ‘훌륭한 그림책’이 지향하는바 ‘소장 가치 있는 일상 예술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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