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읽을 만한 책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원장 이재호)은 2014년도 ‘4월의 읽을 만한 책’ 『위를 봐요!』(정진호 글․그림/현암사 은나팔)』와 ‘4월 청소년 권장도서’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최종규 글, 강우근 그림/철수와영희) 등 분야별 도서를 선정했다. 진흥원은 추천할 만한 신간도서에 대한 정보를 일반에 제공해 출판산업과 독서문화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좋은책선정위원회를 통해 문학예술,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실용일반, 유아아동 분야의 책을 매달 ‘이달의 읽을 만한 책’과 ‘청소년 권장도서’로 선정·발표하고 있다. 2014년 4월에 선정된 도서는 다음과 같으며, 자세한 내용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홈페이지(www.kpipa.or.kr)에서 볼 수 있다.

총 10건 [1/1 쪽]

  • 내 이야기 어떻게 쓸까?

    [문학예술]

    내 이야기 어떻게 쓸까?

    • 저/역자: 한국미니픽션작가모임
    • 출판사: 호미
    • 모든 순간은 지나간다. 그 지나가 버리고 마는 것을 문장으로 붙들어보고 싶은 욕망에서 문학이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에‘자기 이야기’쓰기에 대한 조용한 열풍이 불고 있다. 삶의 어느 시점에 이르러‘내가 살아온 이야기를 글로 정리하며 그 시간을 돌아보고 싶다는 보편적인 욕구가 발현되는 것이다. 비록 세간의 화려한 주목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보통 사람들’에 의해 지금도 어디에선가 그들만의 글쓰기, 삶쓰기가 묵묵히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잔잔한 감동을 준다. 이 책은 그 노력에 대한 하나의 작고 소중한 결과물이다. ‘미니 자서전’은 이 책에서‘한 뼘 자전소설’이라는 용어로 설명된다. A4 한 장 안팎의 짧은 글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데 이는 손쉬운 접근성을 고려한 것이거니와 또한 섬광처럼 짧되 강렬한 자기 삶의 한 단면을 통해 일생을 온전히 읽고 드러내는 것이 뜻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한 뼘 자전소설’은 자기 이야기를 진솔하고 솔직하게 담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중간 중간 소설이라는 허구적 장치를 통해 슬쩍 눙치고 비켜가기도 하는 일종의 카무플라주 기법을 도입하는 것이 특징이다. 바로 이것이 종래의 자서전이나 수기적 글과 뚜렷이 구분되는 지점이다. 물론 최소한의 소설적 형식을 동원하지만, 자기 삶의 이야기 그 실제를 왜곡하거나 진실을 벗어나지는 말아야 한다는 첫 번째 원칙은 확고하다. 그것은 아마도 실제 체험의 문학적 환치를 통해 자신의 경험에‘거리’를 확보하게 하고 객관화시켜 삶을 성찰하고자 하는 목적일 것이다. 이 책은 특별히 글쓰기 훈련을 해오지 않은 일반인들도 쉽게 자기 이야기를 ‘소설화’하여 객관화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실용적인 목적을 띠고 있다. 책을 읽고 나면‘한 뼘 자전소설’이란 픽션과 픽션 아닌 것 사이의 어딘가에 놓인 새롭고 재미있는 장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소설과 진짜 삶 사이의 무언가를 포착하는 노력은 물론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 노력을 하다가 문득 이 모든 것이 불가능하고 심지어 부질없다고 느끼게 되는 순간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불가능성과 부질없음의 틈새에‘문학’이 살며시 깃들어 있는 것이라고 감히 믿는다. 이 봄, 이 작은 책 한 권이 우리에게 속삭이고 있다. 써라, 어서 써라, 당신의 삶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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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시의 표정

    [문학예술]

    도시의 표정

    • 저/역자: 손수호
    • 출판사: 열화당
    • 이 책은 부제대로‘서울을 밝히는 열 개의 공공미술 읽기’를 내용으로 한 책이다. 제목의 ‘도시의 표정’이란 곧 서울의 표정인 셈인데, 저자는 도심 공간 곳곳에 자리 잡은 공공미술 작품이 도시에 생기를 불어넣고 또 의미 있는 표정을 갖게 해준다고 믿는다. 거기에는 공공미술에 대한 의식이나 관심이 우리 사회에 상대적으로 저조하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저자에 따르면, ‘공공’이라는 집단적 가치와‘미술’이라는 개별적 가치의 만남은 그리 오랜 역사를 갖고 있지 않다. 공공미술이라는 용어 자체가 1957년에 영국에서 처음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시의 랜드 마크가 되는 공공미술이 들어섬으로써 도시의 이미지가 혁신되고 도시 전체가 문화도시로 탈바꿈한 사례도 드물지 않다. 대한민국의 심장 서울은 어떨까. 저자가 소개하는 열 개의 작품은 서울이 갖고 있는 현재의 표정을 대변한다. 미진함과 가능성을 동시에 품고 있는 표정이다. 가령 서울 한복판 광화문에 광장이 조성되면서 세종대왕 동상이 새로 들어섰지만 “동상이 너무 크고 얼굴이 너무 잘생겼다는 것”이 아쉽다고 저자는 말한다. 자연스런 비례의 미가 실종됐고 표정에도 개성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에 주한 일본대사관 앞거리에 세워진‘평화의 소녀상’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고통을 상기하게 해주는 조형물이다. 몸은 앳된 소녀상이지만 바닥 그림자에는 쪽진 머리에 등 굽은 할머니가 새겨져 있다. 단순한 형상이지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가장 성공적인 공공미술에 해당한다. 공공미술 순례가 열 개의 작품으로 마무리되는 게 우리의 현실이라면 빈곤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볼만한 공공조형물이 더 많아지길 바라는 것이 저자만의 바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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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들어진 신의 나라

    [인문학]

    만들어진 신의 나라

    • 저/역자: 정창석
    • 출판사: 이학사
    • 일본의 만 엔 권 지폐에는 후쿠자와 유키치의 초상화가 있다. 근대 계몽주의자였던 그는 일본이 아시아 국가의 맹주가 되어 서양 열강과 맞서려면 중국이나 조선 같은 이웃 나라를 침략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는 청일전쟁을 문명개화를 기도하는 일본과 진보를 방해하는 청의 전쟁으로 보고 전쟁의 승리를 위해 거액의 헌금까지 내놓았다. 아시아 국가를 미개하고 야만적인 후진국으로 보는 후쿠자와의 시각은 메이지 정부와 일본 제국주의를 관류하는 중심 사상이 되었다. 본서는 일본의 천황제와 침략 전쟁의 논리를 분석하여 현대 일본인의 정신세계를 조명한 책이다. 필자는 천황제의 핵심을 ‘필굉일우’와 ‘황도주의’로 파악한다. 전자는 일본의 제국주의를 본가로 하고 전 세계를 분가로 보는 것으로 식민지 한국에서는 내선일체로 나타났다. 후자는 만세일계의 천황만이 일본을 통치한다는 국체의식으로 전 세계 민족에게 황국신민화를 강요한다. 이러한 일본인의 사고는 2차 대전에서 나타났듯이 일본의 이익을 지키는 이익선을 전 세계로 확대하려는 영토 확장의 무한 전쟁으로 발전할 수 있다. 또한 일본인이 서양에 대해 가진 열등감은 아시아에 대한 우월감으로 이전되며, 내부의 문제를 외부로 돌려 해결하는 일본식 위기 극복 방법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현대에도 일본의 천황제가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일본 국민의 80% 이상이 천황제를 찬성하고 있고, 천황을 정점으로 하는 가족주의 국가관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필자는 일본의 천황제가 휴화산처럼 잠재적 폭발력을 가지고 있으며, 천황제의 향방을 주시하며 대처해야 하는 것은 피해 당사자가 될 주변국임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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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물들의 침묵

    [인문학]

    동물들의 침묵

    • 저/역자: 존 그레이/김승진
    • 출판사: 이후
    • 인간이 동물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이성이 있다고 하는 점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이성적 동물인 인간이 전 인류의 역사를 통해 그 합리성으로 이룩한 것은 무엇인가? 인류는 진보해왔고 점점 더 행복해져왔는가? 저자는 이러한 이성과 진보에 대한 믿음, 그리고 이에 따른 인간의 오만함을 통렬하게 비판한다. 유신론뿐 아니라 무신론도, 사회주의뿐 아니라 신자유주의도, 나치뿐 아니라 서구열강들도 그에게는 모두 불가능한 유토피아를 꿈꾸는 합리주의자들에 불과하다. 그에게 휴머니스트들은 ‘이성’이라는 소크라테스적 신화와 ‘구원’이라는 그리스도교의 신화를 합쳐 이성이 인류를 구원해줄 것이라고 믿는 새로운 종교의 추종자들일 뿐이다. 저자는 지식은 증가하지만 인간의 불합리는 늘 그대로라고 말한다. 인간은 충분히 이성적이지도 않거니와 그 빈약한 이성으로 만든 것은 전쟁과 착취에 불과하다. 저자의 칼날은 무엇에도 예외가 없는 듯 보인다. 그는 신에게 자신을 맡겼던 중세의 세계관뿐 아니라 근대 이후의 무신론과 휴머니즘도 과학을 통한 구원이라는 신화에 불과하다고 공격한다. 전쟁보다 더 끔찍한 것은 전쟁 후의 인간의 모습이었다고 주장하면서, 전쟁 중에 죽지 않기 위해 싸우는 사람은 존엄성을 지키고 있지만, 전쟁 후에 살기 위해 싸우는 사람들은 수치스럽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통일 전 동독사람들의 강요된 행복과 통일 후 그들의 외로움 사이에서 어느 쪽도 선택할 수 없는 딜레마 상황이 합리성의 종교가 만든 근대의 그늘이라는 것이다. 저자의 비판은 니체보다도 철저하고 프로이트보다도 광범위하다. 이성으로 무장한 인류가 다른 동물들보다 우월하다고 스스로 믿지만 실제 그들이 한 일들이 가장 야만스러운 것이었다고 비판하면서, 그는 염세주의와 허무주의, 그리고 정치적 현실주의의 숲으로 돌아가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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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리를 욕망하다

    [사회과학]

    요리를 욕망하다

    • 저/역자: 마이클 폴란/김현정
    • 출판사: 에코리브르
    • 사람마다 추구하는 낙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모두에게 빼놓을 수 없는 건 먹는 낙. 누구나 신선하고 몸에 좋은 맛있는 음식을 먹고자 한다. 요리란 재료를 맛있게, 그리고 몸에 좋게 만드는 일이다. 시간에 쫓기는 현대인들이 한 끼를 해결하기 위해 주방 일에 몇 시간을 투자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가공식품이나 불 위에 올리고 끓이기만 하면 되는 음식을 먹어야 하는 현대인들이 요리에 대해 얘기하고, 유명 요리사들이 쓴 요리에 대한 책을 더 많이 읽으며, 실시간으로 요리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는 레스토랑에 더 자주 가는, ‘요리의 역설’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일지도 모른다. ‘요리를 욕망하다.’ 이 책은 요리의 미덕과 가치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인류 고유의 활동인 요리는 우리 문화의 중심을 이루고, 가족의 삶을 형성할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아주 즐거운 일이다. 저자는 요리가 인류의 매우 흥미롭고도 가치 있는 일 중 하나라는 전제 아래, 주방(빵집, 낙농장, 양조장, 그리고 레스토랑처럼 ‘요리’라는 행위가 이루어지는 장소)에서 직접 받은 교육에 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세계 곳곳의 유명 요리사들을 만나고 요리를 직접 해봄으로써 아주 미세한 효모의 작용부터 통돼지 구이에 이르기까지, 요리가 고대의 4원소, 즉 불, 물, 공기, 흙이라는 요소들과 어떻게 어우러져 있는지, 음식의 신비를 밝히면서 요리의 기초적인 세계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부록에 담긴 대표 음식의 조리법은 보너스. 혼자 만들기 어려워 보여도 시도해 볼 것을 권한다. 설혹 실패하더라도 시도만으로 배울 것이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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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발칙한 생각들

    [사회과학]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발칙한 생각들

    • 저/역자: 공규택
    • 출판사: 우리학교
    • "이야기로 만나는 창의성의 비밀"이라는 부제가 있는 이 책은 엉뚱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로 세상을 변화시킨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이들이 가진 남다른 힘은 바로 창의력이다. 세상의 비웃음이나 권위에 무릎 꿇지 않는 태도, 오감을 활짝 열고 다양한 정보를 받아들이는 민감함, 일상에서 접하는 흔한 현상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관찰력, 단점을 오히려 장점으로 내세우는 담대함, 남들이 주목하지 않는 것에서도 가치와 가능성을 알아보는 안목, 이 모든 것이 바로 창의적인 능력이다. 창의성은‘위대한 것’보다는‘기발한 것’에 가깝다. 문제 상황에 직면할 때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거나 쉽게 포기하지 않고 해결하고자 했던 태도가 창의성으로 연결된 것이다. 그래서 창의력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힘이다. 그것을 어떻게 발현시킬 것인지는 세상 모든 것을 대하는 우리의 시선과 태도에 달려 있다. ‘새로운 생각’인 창의는 세상을 바꾸지만 타성에 젖은‘일상의 눈’으로 바라보면 그저 낯설고 해괴한 생각일 뿐이다. 그러나 새로운 생각을 멈추지 않고 실현시키고자 도전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세상은 조금씩 더 유쾌하고 편리하며 따뜻해지고 살 만한 곳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테슬라, 캄쾀바, 빅터 파파낵과 같이 비난의 화살을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발칙한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는 이들이 있기에 지금도 세상은 변하고 있다. 남들과 똑같은 시각을 고집하지 않고 관점을 과감하게 바꾸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 관점은 사물을 바라보는 방식이다. 이 관점을 바꾸면 생각이 바뀌고, 바뀐 생각은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남들이 주목하지 않았지만 엉뚱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로 세상을 변화시킨 발칙한 생각들을 만나 볼 수 있는 한 권의 책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데 동참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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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혜성 이야기

    [자연과학]

    우리 혜성 이야기

    • 저/역자: 안상현
    • 출판사: 사이언스북스
    • 어릴 때 여름밤이면 동네 공터의 평상에 누워서 밤하늘에 빛을 남기며 사라지는 별똥별을 보곤 했다. 그 별똥별은 대부분 혜성이 남기고 간 부스러기였을 것이다. 쳐다보면서 소원을 비는 풍습을 남긴 혜성의 부스러기와 달리, 혜성 자체는 불행의 전조라고 여겨져 왔다. 옛 조상들은 혜성을 보는 순간 겁을 먹었다. 혜성의 꼬리가 가리키는 방향에 있는 나라에 재앙이 깃든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나라가 망하거나, 전쟁이 터지거나, 임금이 죽거나 하는 불행한 일이 일어난다고 보았다. 그랬기에 혜성의 동태를 더 충실히 기록했다. 이 책의 저자는 , , , , 같은 옛 문헌들 속에 혜성이 어떻게 기록되어 있는지를 찾았다. 를 보면 고구려, 백제, 신라 모두 건국 초기부터 따로 부서를 두어 천문 현상을 관측했다고 나온다. 2,000년이 넘는 세월이다. 저자는 동양에서 천문 관측을 이렇게 중요시한 이유가 의 이야기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한다. 고대 중국의 이상적인 군주인 요임금과 순임금이 천문을 관측하여 파악한 우주 질서를 나라를 다스리는 기본 바탕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그 이래로 천문 관측은 왕의 의무가 되었다. 한편 권력을 쥔 자가 혜성을 재앙의 전조라고 여겼다면, 그에 맞서는 자는 혜성을 자기편이라고 보기도 했다. 장보고, 남이, 홍경래 같은 이들은 혜성을 묵은 것이 없어지고 새 것이 나타날 징조라고 해석했다. 그런 역사적 내용은 이 책에 재미를 더한다. 저자는 미신에서 벗어나 혜성을 자연 현상 자체로 연구한 사례가 우리 역사에 드물다고 아쉬워하긴 하지만, 이 책에 실린 혜성에 담긴 우리 역사는 읽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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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낭독은 입문학이다

    [실용일반]

    낭독은 입문학이다

    • 저/역자: 김보경
    • 출판사: 현자의마을
    •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고 한다. 살아갈수록 공감하게 되는 말이다. 한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대개 죽기 살기로 책을 읽고 있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그는 고난의 세월을 살면서도 고졸 학력의 한계를 치열한 독서와 사색을 통해 극복했다. 그는 투옥 중에도 끊임없이 책을 읽었고, 술자리가 끝나고 집에 오면 몇 시간씩 책을 읽고 나서야 잠자리에 들었던 독서광이었다. 명문대를 나와 교수나 총장, 장관을 지낸 사람들도 그에게는 적수가 되지 못했다. 『낭독은 입문학이다』의 저자인 김보경 대표는 독서의 가치를 온몸으로 입증해왔다. 그는 자신의 가난했던 유년시절을 견디게 하고, 청소년으로 세상을 알게 된 깨달음의 시간들이 다양한 독서경험을 통해 가능했다고 고백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오랜 인문학적 사유의 과정과 낭독에 참여한 북코러스 회원들의 자기성찰 과정을 담았다. 독서낭독모임 북코러스 회원들은 4년 7개월간 매주 월요일마다 모여서 232주 동안 18권의 책을 읽었다. 『화폐전쟁』, 『총, 균, 쇠』, 『월든』, 『코스모스』 등 문학·과학·경제·역사·문화 각 분야의 고전급 책이었다. 이런 과정을 거쳐 회원들은 자기혁명의 체험을 하게 됐다고 한다. 낭독은 인문학자·문학인·평생 독서인·교양인이 되는 가장 쉽고 편한 방법이라는 저자의 견해에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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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를 봐요!

    [유아아동]

    위를 봐요!

    • 저/역자: 정진호
    • 출판사: 현암사 은나팔
    • 오랜 동안 잠자리 옆 서가에 꽂아두고 염소처럼 오물오물 몇 행씩 곱씹곤 하는 메를로 퐁티의 『눈과 마음』(김정아 옮김, 마음산책)을 다시 펼쳤다가 그림책을 위한 잠언을 발견했다. 이 섬세한 철학자는 릴케가 쓴 의 몇 귀절을 인용하여 ‘눈’과 ‘본다’는 감각을 새삼 놀라운 마음으로 축복한다. ‘눈을 통해 응시하는 우리 앞에/ 우주의 아름다움이 드러난다./ 눈은 얼마나 탁월한 것인지,/ 눈을 잃고 살아야 한다면/ 모든 자연의 작품들을 맛보기를 포기하는 셈이 된다./ 자연을 눈으로 봄으로써/ 영혼은 몸이라는 감옥 안에 있는 것에 만족한다. /눈을 잃는 자의 영혼은/ 태양을, 우주의 빛을 다시 볼 희망이 완전히 사라진/ 캄캄한 감옥 안에 버려진다.” 그림책의 표제 ‘위를 봐요!’는 온종일 휠체어에 앉아 고층아파트 베란다 난간에 턱을 얹은 채 아래를 내려다보는 아이 수지가 무심하게 흘러가는 시간과 세상을 향해 되뇌는 주문이다. 열 장면이 넘도록 간절하게 반복된 주문 덕분에 마침내 한 아이가 위를 올려다보고 수지를 발견하여 두 아이가 서로 ‘자연을 눈으로 봄으로써/ 영혼은 몸이라는 감옥 안에 있는 것에 만족’하는 국면에 이르기까지, 행인들 또한 아이에게 동조하기까지, 그리하여 흑백 화면이 컬러 화면이 될 때까지, ‘위를 봐요!’는 독자의 마음에 메아리치며 앞만 보는 삶에서 고개 들게 한다. 무엇보다도 ‘위’를 보라고 외치는 이 그림책의 묘미는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시점의 아이러니에 있다. 아울러 고층아파트 베란다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아이와 그 아이가 내려다보는 세상 풍경이 거의 모든 장면에서 반복됨으로써 구현되는 플립북(flipbook) 구성 또한 이 흑백 그림책의 매력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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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간 꽃

    [유아아동]

    빨간 꽃

    • 저/역자: 최은영/김송이
    • 출판사: 시공주니어
    • “선생님, 제가 나중에 부모가 되면 제 자식은 절대 어학연수 안 보낼 거예요.” 몇 년 전 가르쳤던 한 학생이 내게 했던 말이, 이 책을 읽으며 내내 가슴을 때린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입시 경쟁과 학업에 대한 불안감 때문인지 요즘 외국으로 영어를 배우러 나가는 아이들이 많아졌다. 우리 아이들은 그로 인한 학습 결손이나 갑작스레 바뀐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생기는 마음의 상처를 돌아볼 여유조차 없이 입시와 공부에 휘둘리고 있다. 주변의 친구들과 선생님, 가까운 부모조차 아이들의 마음결을 헤아리기에는 저마다 너무나 바쁘다. 저자는 외국에 나갔다가 2년 만에 돌아온 6학년 소녀 지우를 통해 그런 어려움에 부딪친 아이의 마음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자꾸만 움츠러들었던 지우는 자신에게서 마음을 돌렸던 친구의 마음, 담임선생님의 배려, 사실은 지우 못지않게 힘들었던 부모의 심정을 알게 되면서 조금씩 마음속에서 꽃을 피워낸다. 이 책을 통해 내 아이가 남보다 앞서기만을 혹은 남보다 뒤처지지 않기만을 바라는 불안감은 잠시 내려놓고, 이 따뜻한 봄날에 꽃길을 걸으며 아이와 부모가 함께 꽃으로 피어나길 간절히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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