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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추천도서 메인홈페이지로 바로가기 > 문화마당 > 문화 > 이달의 추천도서
  •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에서 선정, 발표한 이달의 추천도서입니다.
2월의 읽을 만한 책
  •  모두보기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위원장 양성우)는 2012년도‘2월의 읽을 만한 책’으로 『모르는 여인들』(신경숙, 문학동네) 등 분야별 도서 10종을 선정했다.
  •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 왕대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 왕대 | 아동
    김탁환 글, 조위라 그림 | 살림어린이 | 2011.12.02 | 231쪽 | 9,500원
    우리 민족은 호랑이와 친한 민족이다. 단군신화에 호랑이와 곰이 나오고, 민화에는 까치와 호랑이가 함께 나온다. 한반도를 토끼가 누운 형상이라고도, 호랑이가 누운 형상이라고도 한다. 그뿐이 아니다. 전래동화에도 호랑이가 많이 나온다. 가끔은 어리석게, 가끔은 탐욕스럽게, 가끔은 신선의 충직한 심부름꾼으로. 한반도 어디서나 호랑이들이 살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100년을 지나면서 한반도에서 호랑이가 사라졌다. 그 사이 나라가 망하고, 일본의 지배를 받고, 전쟁을 거치고, 나라가 두 토막으로 갈라졌다. 혹시 이 땅에서 동물의 왕, 호랑이의 우렁찬 외침이 사라진 탓은 아닐까? 물론 아닐 수도 있다. 어쨌든 한반도에서 호랑이가 멸종된 것은 아쉬운 일이다. 김탁환 작가 역시 숲을 누비고 바위를 뛰어넘는 한국 호랑이가 보고 싶어 이 책을 썼다고 했다. 당연히 주인공은 호랑이이다. 일제 강점기 인왕산에서 태어난 아기 호랑이 왕대는 어느 날 일본인에게 잡혀 창경궁에 있는 동물원에 갇히게 되고, 사육사 보조인 재윤이를 만난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지게 되자 동물원 동물들을 모두 죽이라고 명령한다. 일본인 사육사들에 의해 모든 동물들이 독살 당하나 왕대는 재윤이의 도움으로 탈출한다. 왕대가 살아서 인왕산까지 갔는지, 가다가 죽었는지 상상하는 것은 독자 몫이다. 분명한 것은 한국 호랑이 멸종이 일본에 나라를 빼앗긴 역사와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는 이런 역사적 사실, 동물의 생태가 작가의 상상력과 함께 잘 버무려져 있다. 생태와 역사를 놓치지 않은 탓인지 이야기 결말이 뻔하고, 구조가 단조로운 면이 있지만 현실 비판 동화가 많은 요즘 멸종된 한국 호랑이를 소재로 희망을 그려준 점은 무척 매력적이다. 우리 역사도 알고 상상력도 키우기에 안성맞춤이다. 한국 호랑이를 전래 동화가 아닌 요즘 동화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도 반가운 일이다. 고학년이 읽기에 좋을 듯하다.
    추천자 : 오은영, 서정숙(동시동화작가, 그림책평론가)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 왕대에서 맨위
  • 잊혀진 질문
    잊혀진 질문 | 실용
    차동엽 | 명진출판 | 2012.01.07 | 366쪽 | 16,000원
    책이 나온 경위가 흥미롭다. 삼성그룹 창업자인 故 이병철 회장은 노년에 인생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에 빠져 평소 친분이 있던 가톨릭 사제에게 물었다. “신의 존재를 어떻게 증명할 수 있나?”에서 “지구의 종말은 언제 오는가”에 이르기까지 24가지 질문이었다. 병상에서 구술한 것을 필경사가 받아 적어 절두산성당 박희봉 신부에게 보냈다. 1987년 9월쯤의 일이다. 박 신부는 적임자를 물색하던 끝에 당대의 석학 정의채 몬시뇰을 추천해 두 사람의 만남이 주선됐다. 그리고 두 달 뒤인 11월 19일, 이 회장이 갑자기 별세했다. 향년 78세였다. 이 때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 24년 만에 나와 한 권의 책으로 묶였다. 저자는 『무지개 원리』라는 베스트셀러로 잘 알려진 차동엽 신부. 서울대 공대를 다니다 사제의 길로 들어선 엘리트 신학자가 인간의 보편적인 궁금증에 대해 자상하게 설명하고 있다. 질문은 15개로 압축했고, 답변은 신앙과 지혜를 결합한 형식을 취했다. “착한 사람은 부자가 될 수 없나?”라는 질문에 “부는 악이 아니라 선을 행할 기회다. 그 기회를 외면하거나 거부하는 것이 악이다”라고 말한다. “신이 이 세상을 창조했다는 증거가 있나?”라는 물음에는 “신의 존재는 증명이 아니라 체험의 문제”라고 답한다. 설명력을 높이기 위해 수많은 문헌과 예화를 인용하니, 글이 살아 숨쉰다. 고뇌하는 젊은이들에게 긍정의 메시지를 전하는 내용이 많다. 책을 덮으면서 떠오른 생각은 이 회장의 질문에 바로 답하는 방식이 더 낫겠다는 것이다. 24가지 질문 자체가 숙려의 결과물이었으니 답변도 거기에 맞췄으면 좋지 않았을까.
    추천자 : 손수호(국민일보 논설위원)
잊혀진 질문에서 맨위
  • 다윈지능
    다윈지능 | 교양
    최재천 글, 윤호섭 그림 | 사이언스북스 | 2012.01.02 | 310쪽 | 15,000원
    “다른 학문 분야도 대체로 비슷하겠지만 다윈의 이론을 연구하는 진화학에 있어서 대한민국은 거의 완벽하게 후진국이었다.” 진화생물학자이자 대표적인 ‘다윈 전도사’ 최재천 교수의 진단이다. 『다윈 지능』은 ‘다윈 후진국’이란 불명예를 벗어나 보자는 저자의 정력적인 활동의 한 산물이다. 책에 묶인 글들이 연재된 지난 2009년은 찰스 다윈 탄생 200주년이면서 『종의 기원』 출간 150주년이 되는 해였다. 덕분에 두툼한 다윈 평전들을 비롯해 다양한 관련서들이 출간됐다. 하지만 우리의 ‘다윈 지능’은 과연 어느 정도나 향상됐을까? 다윈 이후 진화론의 현주소를 흥미진진하게 설명해주고 있는 『다윈 지능』은 진화론에 대한 우리의 이해 수준을 재볼 수 있는 유용한 척도이다. 진화란 무엇인가? “세대 간에 일어나는 생물체의 형태와 행동이 변화”이다. 그리고 다윈의 자연선택론은 이 모든 변화의 과정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지난 150여 년간 많은 비난과 오해에 휩싸였지만 이제는 생명의 의미와 현상을 설명하는 가장 훌륭한 이론으로 자리 잡았다. 다윈의 생각에 대한 최적의 안내자를 따라가다 보면 그처럼 간결한 이론이 얼마나 많은 현상과 행동을 우아하고도 명쾌하게 설명해줄 수 있는지 경탄하게 된다. 혹 “진화의 개념을 통하지 않고서는 우리 삶의 그 무엇도 의미가 없다”는 저자의 신념에는 동감할 수 없을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윈의 진화이론이 “이제 우리 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교양 지식”이라는 주장에는 전적으로 동의할 수 있다. 다윈의 프리즘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그 이전과는 결코 같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다윈주의는 필수교양이면서 치명적인 교양이다.
    추천자 : 이현우(한림대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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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를린, 천 개의 연극
    베를린, 천 개의 연극 | 예술
    박철호 | 반비 | 2011.12.21 | 357쪽 | 18,000원
    연극이 영화와 다른 점은 많지만, 그 중 가장 중요한 요소가 있다. 연극에는 무대에 있는 배우와 시간적으로 격리되지 않은 관객이 저편에 앉아 있다는 것이다. 스페인의 옛 극작가 로페 데 베가는 관객들의 취향에 맞추어 글을 써야 한다고 말했을 정도였으니, 연극에서 관객은 자리를 메우는 동원객의 숫자로만은 평가될 수 없는 비중 있는 존재임에 틀림없다. 관객은 처절한 밥벌이 혹은 지루한 일상을 잠시 벗어버리기 위해 극장에 가고, 그곳에서 단순히 재미 외에 자기존재에 대한 어떤 의미를 찾게 되길 슬며시 기대한다. 그래서 연극은 오락적이면서도 철학적이다. 연극의 많은 대사는 관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가령 <고도를 기다리며>에서는 도대체 우리가 무얼 기다리며 사는지 묻고, <페르 귄트>에서는 작품 내내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과 ‘나는 나 자신이다’라는 답이 끊임없이 반복된다. 극작가, 관객 외에 또 하나, 연출가가 맡는 역할도 크다. 연출가에 따라 연극은 희극이 되기도 하고 비극이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작가인 체호프는 <벚꽃 동산>을 희극으로 썼지만, 유명한 연출가 스타니슬라브스키는 그것을 비극으로 보여주었다. 등장인물들은 모두 해피엔드로 끝났어도, 체리나무가 베어지고 어떤 이유로든 그 체리 과수원을 떠나는 한 집안의 사람들에게서 무언가 말할 수 없는 쓸쓸함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삶은 가까이서 보면 희극이고 멀리서 보면 비극이라고 했던가. 저자의 손을 잡고 베를린 곳곳의 극장을 함께 따라다니며, 인생의 희비극을 함께 맛볼 수 있는 책이다.
    추천자 : 이주은(성신여대 교육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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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낭에서 꺼낸 수학
    배낭에서 꺼낸 수학 | 과학
    안소정 | 휴머니스트 | 2011.12.26 | 327쪽 | 16,000원
    학창시절 어려운 수학 교과서 공부하기도 힘들었는데, 아니 수학 교양도서를 또 읽으라고 추천을 해? 볼멘소리를 하는 독자들이 많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인지 수학 관련 교양서적 출간은 가뭄에 콩 나듯 한다. 이런 현상을 불식시키기나 하려는 듯, 올 초에는 유난히 수학 관련 서적이 눈에 많이 띈다. 그 중에는 수학도 이렇게 재미있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교양서적도 제법 된다. 『배낭에서 꺼낸 수학』도 그 부류에 속하는 책이다. 이 책은 제목에서 엿볼 수 있듯이 인류 문명의 발상지이자 고대 수학사의 무대가 되었던 이집트, 그리스, 이탈리아, 인도로 수학을 만나러 가는 여행기이다. 문명과 문화, 그리고 수학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으러 여행을 떠난 저자가 여행지에서 만난 인류의 문화유산과 수학의 역사를 이 책에 차곡차곡 담았다. 이집트의 피라미드에서는 삼각법, 원주율, 각뿔의 부피 계산을, 그리스에서는 여러 가지 기하학의 법칙을,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콜로세움에서는 타원의 성질을, 인도의 타지마할에서는 정팔각형과 8이라는 숫자 등을 이해한다. 『배낭에서 꺼낸 수학』은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여행기 형식을 빌려 어려운 수학을 쉽게 포장하였다. 마치 먹기 힘든 쓴 약에 달콤한 껍질을 씌운 당의정처럼. 우리는 수에 둘러싸여 일상생활을 하고 있지만, 학교 졸업과 동시에 수학을 잊고 산다. 모처럼 배낭을 메고 수학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추천자 : 김웅서(한국해양연구원 선임연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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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노베이터 DNA
    이노베이터 DNA | 경제/경영
    제프 다이어 외/ 송영학 외 | 세종서적 | 2012.01.05 | 374쪽 | 15,000원
    혁신의 화신 스티브 잡스가 작년 10월 세상을 떠났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를 애도하며 짧은 생애에 어떻게 그토록 큰 혁신을 이룰 수 있었는지 궁금해 하며 그의 전기를 읽었다. 이 책도 혁신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읽어야 할 책이다. 스티브 잡스와 애플을 필두로 어떻게 세계적인 혁신들이 이루어질 수 있었는지 조사하고 분석한 이 분야 최고 학자들의 책이다. 저자 중의 한 명인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는 혁신에 대한 다른 책들의 저자로서 잘 알려져 있다. 또 저자들은 동일 제목의 논문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실은 바 있다. 그 만큼 이 책의 학문적 순도와 전문성이 매우 높다고 하겠으나 읽기에 어렵지 않다. 저자들은 외국 여행을 할 때 포켓 사이즈 지도처럼 독자의 혁신 여행에 안내 지도가 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혁신을 하려면 다섯 가지 스킬과 세 가지 구성요소가 갖춰져야 한다. 질문하기, 관찰하기, 네트워킹, 실험하기, 연결하기의 다섯 가지 스킬과 사람, 프로세스, 경영철학의 세 가지 요소가 바로 그것이다. 이런 5개 스킬과 3개 요소를 각 장으로 나누어 쉽게 설명하고 있다. 혹시 책의 제목에 DNA가 있어서 선천적 자질이 있어야 혁신을 할 수 있다고 오해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저자들은 혁신 능력을 유전보다는 학습으로 얻는다고 강조하고 있으며, 다만 혁신가들의 내면을 설명하기 위해 DNA라는 용어를 썼다고 한다. 유감스럽게도 이 책에서는 한국, 일본, 중국을 많은 아랍 국가들처럼 혁신을 이루기 어려운 나라로 지목하고 있다. 동의하는가. 동의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혁신 기업과 기업가가 득실거리는 혁신국가로 변모할 수 있을까. 이 책에서 제시된 방안을 살펴보기 바란다.
    추천자 : 박원암(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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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넥팅
    커넥팅 | 정치/사회
    데이비드 건틀릿/ 이수영 | 삼천리 | 2011.12.15 | 344쪽 | 16,000원
    인터넷과 월드와이드 웹이 불과 20여년 만에 인류의 삶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블로그, 유튜브, 트위터, 페이스북, 위키피디아 등의 새로운 미디어 도구가 가져온 인류세계의 변화는 실로 엄청나다. 그래서 이 변화를 산업혁명에 못지않은 ‘소셜네트워크 혁명’이라고 한다. 그런데 인간의 삶의 방식에 근본적으로 달라진 것이 무엇인가? 창조의 방식이 달라졌다. 웹2.0 시대의 새로운 ‘만들기’(making) 혹은 ‘창조성’(creativity)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연결(connecting)이다. 왜냐하면 ‘만든다는 것’은 재료나 아이디어를 레고나 부품처럼 결합하는 것이고, 창조활동은 결국 사회적인 연결이다. 사회학자이면서 커뮤니케이션학 교수이기도 한 이 책의 저자 데이비드 건틀릿이 던진 소셜미디어에 대한 인문학적인 화두이다. 건틀릿 교수는 이 혁명의 바닥에는 공유, 협력, 연결이라는 웹2.0 시대의 새로운 창조의 방식이 있음을 간파하였다. 분업, 분리, 독립, 수동의 원리가 지배하였던 웹1.0 시대 또는 그 이전의 산업화시대의 창조원리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유튜브와 위키피디아를 보면 소통, 협력, 참여, 공유... 즉 연결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형태의 창조를 실감할 수 있다. 웹2.0 시대의 만들기는 연결을 통한 다양성, 능동성, 상상력과 창조성이 활짝 열린 창조의 방식이다. 그래서 저자는 웹2.0이 단순히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 고유의 철학이자 방법론이라고 한다. 존 러스킨과 유튜브, 윌리엄 모리스와 위키피디아, 이반 일리치의 상생ㆍ공존과 소셜네트워크를 연결시킨 저자의 발상은 파격적이지만 그래서 더욱 흥미롭다. 소셜네트워크가 가져온 변화와 혁신에 대한 일상적인 논의에 비하면 이 책은 SNS가 가져올 인간의 삶의 방식에 대하여 근본적인 생각을 하게 한다.
    추천자 : 마인섭(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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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타주의자가 지배한다
    이타주의자가 지배한다 | 철학
    슈테판 클라인/ 장혜경 | 웅진지식하우스 | 2011.12.15 | 287쪽 | 14,000원
    두 딸을 데리고 전철을 기다리고 있는 아빠가 있다. 갑자기 옆에 있는 남자가 경련을 일으키며 쓰러지자 그들은 남자를 부축해서 자리에 세운다. 100여 명의 사람들이 그 자리에 있었지만 도와주는 사람은 그 아빠와 두 딸뿐이다. 열차 도착 신호음이 울리고 헤드라이트 불빛이 열차의 도착을 알린다. 바로 그 순간 그 간질환자가 다시 비틀거리다 결국 철로에 추락한다. 자 그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두 딸의 아빠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철로로 뛰어들었고 그 두 사람 위를 기차가 덮친다. 얼마 후 두 사람은 기적적으로 경미한 부상만 입은 채 살아난다. 두 딸아이의 아버지는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 그 아빠의 행동은 분명 이타주의적이다. 왜냐하면 여러 가지를 생각할 만한 시간적 여유도 없이 바로 자신의 목숨을 던질 각오를 했다는 것이 그 증거이다. 물론 그 장소에서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한 다른 이기주의자들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숨을 담보로 남을 구하는 진정한 이타주의자가 존재한다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현대 사회과학은, 그 중에서도 특히 경제학은 인간의 본성이 이기적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그러면 이타적 유전자를 가진 존재는 어떠한가? 집단 전체의 생존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는 존재자는 필요하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유전자를 널리 퍼뜨리는 데 실패한다. 이 역설을 어떻게 푸느냐는 진화생물학의 오랜 숙제이다. 희생하고 협동할 줄 아는 능력 때문에 인간은 만물의 영장 자리에 올랐다. 협업할 수 있어야만 커다란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다. 거대한 사회를 구성해서 개인의 힘을 모으기 위해서는 상호신뢰가 필요하다. 신뢰는 손해를 각오하는 리스크를 안아야만 이루어질 수 있다. 자신의 것만을 챙기는 근시안적 이기주의자는 결국 설 땅을 잃을 것이다. 손해보고 살 줄 아는 사람, 이보 전진을 위해서 일보 후퇴할 줄 아는 사람, 타인의 실수에 관대할 줄 아는 사람만이 이 세상을 지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다는 것이 이 책의 전언이다.
    추천자 : 김형철(연세대 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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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 죄를 고하여라
    네 죄를 고하여라 | 역사
    심재우 | 산처럼 | 2011.12.1 | 344쪽 | 18,000원
    이 책은 법률과 형벌로 읽는 조선시대사라고 할 수 있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조선시대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안다고 해도 법률과 형벌은 잘 모를 것이다. 이 점은 현재에도 마찬가지이다. 일반인들에게 법률과 형벌은 가능한 멀리해야 하는 것이고, 아직까지는 잘 몰라도 무식하다는 소리를 듣지 않는 다분히 금기의 영역처럼 인식되고 있다. 그 결과 일반인들에게 투영된 조선시대 법과 제도는 기껏해야 권력자에 의한 자의적 재판과 백성에 대한 통제, 가혹하기 그지없는 무자비한 형벌 집행 등이 연상된다. 종종 사극에서 그려지고 있는 모습도 아직 이러한 통념을 벗어나지 않고 있다. 더욱이 그 많은 역사대중서에서도 법률과 형벌에 대한 것은 유독 희소한 실정이다. 이러한 이유로 조선시대 법률과 형벌 전문가가 대중적으로 풀어쓴 본 책의 출간은 무엇보다 반갑다. 이 책은 제1부에서는 먼저 곤장, 압슬, 주리틀기, 화형, 자자형, 능지처사, 사약 등 조선시대 형벌과 고문을 동서양의 사례를 비교하며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제2부에서는 원님, 암행어사, 유배인, 망나니, 검시자 등 형벌과 관련된 사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마지막 제3부에서는 죄와 형벌에 투영된 조선사회사 읽기를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구성은 단순히 이 책이 형벌 용어를 쉽게 풀어주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크게 보면 ‘죄와 벌의 사회사’를 복원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정말이지 법률이나 형벌 용어는 가장 어려운 한자말로 되어 있어, 이 분야 전문가가 아니면 도저히 자신 있게 대중적으로 풀어쓰지 못하는 분야이다. 이 책을 계기로 역사대중서와 TV사극에 있어 한 단계 진전된 형벌 장면이 생생하면서도 정확하게 묘사되기를 희망한다.
    추천자 : 김기덕(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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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르는 여인들
    모르는 여인들 | 문학
    신경숙 | 문학동네 | 2011.11.23 | 283쪽 | 12,000원
    신경숙이 8년 만에 펴낸 여섯 번째 소설집 『모르는 여인들』에는 작가가 2003년부터 2009년까지 발표한 단편 7편이 수록되어 있다. 그 기간은 장편 『리진』, 『엄마를 부탁해』,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등 3편의 장편소설을 발표한 시기이기도 하다. 때문에 이 소설집에 실려 있는 소설들은 신경숙 문학의 근원이자 화두에 해당하는 문학적 질문들이 서로 교차되면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벌거벗은 익명적 존재들의 한기나 허기가 미학적이고도 윤리적인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가령 이 소설집의 중요 상징인 ‘신발’ 이 등장하는 신발 3부작 「세상의 끝 신발」, 「어두워진 후에」, 「모르는 여인들」에서 남의 신발 신어보기나 남에게 벗어주기, 새 신발 신기 등은 그 자체로 타자와의 연대 및 타자에 대한 환대, 심지어 자기 자신에 대한 환대를 감동적으로 전해준다. 작가는 무조건적 환대가 지닌 관념성과 절대성을 거부하면서 똑같이 느끼는 동감(同感)이 아닌 더불어 느끼는 공감(共感)을 지향한다. 특히 유영철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어두워진 후에」에서 자신의 가족을 몰살한 연쇄살인범조차 용서할 수 있는 여지는 바로 이런 ‘환대에 대한 환대’에서 온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이 ‘왜 지금 신경숙 소설을 읽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도 될 수 있다. 근본적이거나 보편적인 가치들이 그것을 잃어가고 있는 시대에는 오히려 진보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가치일 수 있고, 그것이 바로 잊혀져 가는 문학의 원형질이기 때문이다.
    추천자 : 김미현(이화여대 국문과 교수)
모르는 여인들에서 맨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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