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직업은 다문화 강사입니다
게시일
2010.06.28.
조회수
7834
담당부서
홍보담당관(02-3704-9048)
담당자
조수빈

 요즘은 거리를 걷다보면 어렵지 않게 외국인들을 만날 수 있다. 또 그 외국인 옆에 친구인 듯한, 연인인 듯한, 가족인 듯한 한국 사람도 볼 수 있다. 바야흐로 한국에도 다문화 사회가 도래한 것이다. 우리나라에 다문화가 서서히 그리고 넓게 물들고 있다. 초등학교, 중학교에서도 쉽게 다문화가정의 학생을 만나볼 수 있으며, 다문화에 대한 사회의 관심도도 점점 커지고 있다.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 노영은


한편으로, 다문화와 관련된 직업들이 다양하게 생겨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하, 진흥원)이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다문화 전문강사 양성'이라는 프로그램에 집중해 볼 필요가 있다. 올해로 벌써 3기 째를 맞이하는 이 과정은, 다양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문화의 공존을 이룰 수 있는 다문화 사회 조성을 위해 문화기반시설에 파견 가능한 전문성 있는 다문화 강사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이다. 1차와 2차를 거쳐 선발 된 분들에 한해 과정에 참석시키고 있으며, 교육 과정에 대한 비용은 전액 무료이다.


제 3기 다문화 전문강사 양성과정 교실 앞

'제 3기 다문화 전문강사 양성과정' 교실 앞 ⓒ 노영은


햇볕이 내리쬐는 24일 오후. 기자는'제3기 다문화 전문강사 양성과정'의 막바지를 달리고 있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 다녀왔다. 먼저, 다문화강사분들을 만나보기 전에 '다문화 강사'가 정확히 무엇인지 궁금증을 풀기위해 인력양성팀에서 이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홍성수씨를 만나보았다.

 

- 오늘 이 분들은 어떻게 다 모이게 되셨나요?

이 분들은 앞으로 다문화강사로 활동하시고자 하시는 분들이예요. 최초에는, 향후에 상호문화이해관점에서 다문화 공부를 해보고 싶으신 일반인을 대상으로 모집했구요. 지금 여기 계시는 분들은 그 중에서 최종 합격하신 분들이고 외국인이 31명, 한국인이 22명 정도 있습니다.


- '다문화 강사'라는 말이 좀 생소한데요, 어떤 일을 하시는 분들이신가요?

일반적으로 '다문화 강사'는 큰 범위로 나뉩니다. 예를 들어 한국어 강사, 한국 문화 강사 등이 다문화 강사로 총칭됩니다. 그 중에서도 지금 저희 진흥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다문화 강사'는 아이들에게 다른 나라의 문화를 소개시켜주고, 이해하고, 즐길 수 있게 도와주는 분들이시죠.


- 그렇다면, 어떤 분들이 다문화 강사가 될 수 있나요? 

지원 자격에 특별히 조건을 달지는 않습니다. 대신 다문화 교육에 대한 관심도, 열정, 경험과 같은 것들을 종합해서 선발하고 있습니다. 국적도 상관이 없습니다, 한국인 강사분과 외국인 강사분들은 각자의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 본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희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측에서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다문화교육의 행태에 대해서 비판적인 의식을 가지고, 일반인 대상 교육이 필요하다고 인식 한 것이 첫 걸음이었습니다. 이후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을 받아 본격적인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습니다.


- 본 과정 장점은 무엇인가요?

물론 처음에는 시행 착오가 있었지만, 3년 동안 진행하면서 여러 부분을 개선했구요. 그렇기 때문에, 본 과정을 착실히 수행한 교육 경험이 없는 외국인 다문화 강사들도 아이들에게 가서 능숙하게 다문화교육을 진행할 수 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렇게 모여서 교육을 진행하다보니까, 다문화강사에 대한 자존감과 자신감이 높아지시는 것 같습니다.


- 벌써 3기를 양성하고 있는데, 이 전에 교육을 이수하셨던 1,2기 분들은 어디서, 무얼 하고 계시나요?

진흥원 쪽에서 파견을 하고 있는 기관이 있습니다. 문화기반시설, 도서관, 문화원, 문화의 집 등이 있구요, 작년에는 40개교 정도 학교로 파견을 나갔었습니다. 그 이외에도 다문화관련 센터, 기관, 자원봉사단체 등에서 열심히 다문화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그렇다면, 그 곳에서 다문화 교육을 받으려면 비용을 지불해야하나요?

그런 것은 아닙니다. 저희가 강사료를 지불하는 시스템입니다.


- 다문화 강사의 미래는 어떤가요?

앞으로 다문화 사회로 점점 더 접어듦에 따라, 미래는 밝다고 해야겠지요. 하지만 정말 먼 미래에는 다문화 강사들도 사라질겁니다. 그때는 이미 거의 온전한 다문화 사회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 전에는 다문화 강사들이 많은 곳에서 다문화를 알리는 질 높은 교육을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마지막으로, 다문화 강사님들에게 바라는 점을 말씀해주세요.

앞으로 아이들을 많이 만나실텐데, 그 안에서나마 서로 많이 소통하고, 이해하고, 다른 문화가 섞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만들어 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아직까지 각 기수들 간에 만나본 적이 없는데, 기수간에 네트워킹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서 정보도 교환하고 경험이나 노하우 들을 공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문화강사님들이 받는 다문화 교육은 '상호문화교육'이라 불리우는 아래의 네가지 단계로 구성되어있다.


제1단계 : 문화가 표현되는 사건 / 현상 발견하기

제2단계: 한국의 문화표현 양식과 의미 확인하기

제3단계: 다른나라의 문화표현 양식과 의미 비교하기

제4단계: 다문화 협의안 문화규칙 만들어보기


이 과정은 교육 참가자들이 일상 속에서 문화가 표현되는 사건이나 현상을 발견하고, 우리나라와 다른나라의 문화 표현 양식과 의미를 확인 비교하여 다양성이 아름답게 공존할 수 있는 조화점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단계별 수업이다. 또한 모든 교육과정은 좀 더 쉽게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여러 분야의 예술장르(미술, 공예, 사진, 만화*애니메이션, 영화 등)를 활용하여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가상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몽골에서 온 엥흐자흐갈씨 한국어실력이 수준급이었다

가상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몽골에서 온 '엥흐자흐갈'씨 한국어실력이 수준급이었다 ⓒ 노영은


기자가 참석한 날은 '마이크로티칭 실습 및 피드백'을 하는 시간이었다. 실제 교육참가자가 수업자료를 준비하고 다른 교육참가자분들을 학생으로 가정하여 수업을 진행하는 과정이며, 이 모든 과정을 카메라에 담은 뒤 함께 보면서 피드백을 하는 강의였다.



유머감각이 뛰어나 가상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러시아 출신의 송나지야씨 러시아 전통모자를 쓰고, 러시아 전통인형인 마트로시카를 보여주고 있다

유머감각이 뛰어나 가상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러시아 출신의 '송나지야'씨 러시아 전통모자를 쓰고, 러시아 전통인형인 '마트로시카'를 보여주고 있다 ⓒ 노영은



피드백을 위해, 앞서 진행했던 수업들의 촬영물을 다 같이 보고 있다

피드백을 위해, 앞서 진행했던 수업들의 촬영물을 다 같이 보고 있다 ⓒ 노영은


피드백 과정에서 교수님 뿐만 아니라 발표자가 직접 자신의 수업 과정에서 좋았던 점과 개선해야 할 점을 이야기 했다. 그리고 물론 학생의 입장에서 지켜본 다른 교육참가자들이 적극적으로 조언을 해주었으며, 이러한 과정들을 통해 실제 현장에서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힘쓰고 있었다.


기자는 잠시 쉬는 시간을 틈 타, 미래 다문화강사님 두 분(가푸르,우즈베키스탄 / 가비타 라이지미, 네팔)을 만나보았다.



제3기 다문화 전문강사 양성과정에 참석 중이신 가비타씨와 가푸르씨(왼쪽부터)

'제3기 다문화 전문강사 양성과정'에 참석 중이신 가비타씨와 가푸르씨(왼쪽부터) ⓒ 노영은


- 가푸르(우즈베키스탄)씨, 어떻게 '다문화 강사'라는 직업을 알고, 지원하게 되셨나요?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던 한국여성을 만나,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제 아내는 제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근무하고 있어요. 아내는 항상 다문화에 대해 관심이 많았고, 그 분야에서 일하다 보니 새로운 소식도 많이 접할 수 있었습니다. 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이 제 아내가 이 프로그램 1기 수료생이었습니다. 아내가 받았던 프로그램이 무엇인지 궁금했고, 또 아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도 궁금했기 때문에 2기 심화과정에 참석했다가,' 나도 이 일을 정말 한 번 해보고 싶다, 잘 할 수 있겠다'하는 자신감이 생겨서, 본격적으로 3기 과정에 지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 가비타(네팔)씨는요?

저도 한국 남자랑 결혼을 했습니다. 아이들도 둘 이나 있는데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나니, 학부모끼리 만나는 자리가 많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차별을 받고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앞으로 대한민국에 계속 살려면, 또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에게 차별없는 밝은 미래를 선물해주려면, 학교부터 다문화 교육이 필요하다고 스스로 느꼈습니다. 그래서 제가 직접 강사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본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 '다문화 강사'가 되기 전에, 실제 다문화가정을 꾸리고 있는 사람들로서 한국사회에 느꼈던 감정이나 바라는 점이 있으신가요?

가비타: 제가 처음에 한국에 왔을 때(2001년), 불편한 점이 참 많았습니다. 제가 외모적으로 보았을때, 한국사람과 거의 흡사하게 생겨서 한국 분들이 스스럼 없이 길을 물어보거나 말을 건 적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외국사람인 것을 알고, 우선 어느 나라 사람인지 물어보는 일이 많았습니다. 제가 네팔에서 왔다고 대답하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갑자기 거리를 두거나, 네팔은 한국보다 가난하니까 배울 점이 없는 나라라고 단정 지어버리고 대화를 더 이상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가비타씨는 사연을 얘기하며 눈물을 훔쳤다) 그때마다, 한국 사람들에게 많은 상처를 받았었습니다. 사람은 다 똑같습니다. 언어와 외모만 다르지요. 국적을 떠나 지금은 글로벌시대이니까 서로 마음을 나눌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다문화 가정에 가장 필요한 도움이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가비타: 첫째, 사회적으로 지원이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도움이라 함은, 다문화공익광고 라던지, 학교의 교사들에게 다문화교육을 먼저 시켜, 아이들이 다문화를 거부감 없이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움을 주게 하는 것들입니다. 둘째로, 현재 정부가 다문화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 걸로 아는데, 다문화에 대한 지원 전에 현장을 직접 탐방하고, 정책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다문화 가정만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인들도 함께 교육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본 과정에 참가하면서 느꼈던, 좋았던 점과 개선해야 될 점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가푸르: 교육 기간이 2주라고 들었을 때는, 2주 만에 어떻게 다 가르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었습니다. 하지만 첫 주에서 배운 기술적인 부분, 예를 들어 파워포인트, 자료수집 할 때 유용한 사이트 등을 알려주는 수업과 배운 내용을 스스로 실습할 수 있도록 노트북을 지원해 준 부분은 아주 좋았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파워포인트를 가르쳐 주실 때 선생님의 말이 너무 빨라서 따라가고 싶은 마음은 가득한 데 그러질 못해서 아쉬웠던 것 같습니다.


- 앞으로  '다문화 강사'로서의 힘찬 각오 한 마디씩 부탁드립니다.

가비타 : 저는 한 쪽 나라의 문화를 전파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양 쪽 나라의 문화를 같이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싶습니다.

가푸르 : 저는 미술과 다문화를 접목시켜 흥미있는 다문화 강의를 준비하겠습니다!


두 분 다 한국어가 매우 유창했다. 또한 다문화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가득하신 분들임을, 몇마디 나누지 않았는데도 그 눈빛과 말투에서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분들이 '다문화 강사'로서 우리나라의 다문화 정착에 관해 힘쓰신다면 그 미래는 밝다고 자부할 수 있겠다.


이제 우리에게 과제가 남겨졌다. '다름은 자연스럽고, 유용하다'고 한다. 이 말을 가슴 속 깊이 새기며, 동시에 다른 나라 문화의 아름다움을 열린 마음으로 느끼고, 호기심을 가지고 더 잘 알 수 있도록 노력하며, 우리나라 문화를 포함한 다양한 문화의 가치를 알고, 존중하는 태도를 가지는 것이다.


다문화가정의 힘찬 행보는 이미 시작되었다. 다문화의 밝은 미래는 다문화 가정 혼자만의 노력으로 이루어 질 수 없다. 다(多)문화 안에는 한국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우리가 먼저 그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그들과 함께 나란히 걸어갈 때, 우리사회를 비로소 '다문화 사회'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 진정한 '다문화 사회'를 위해 사회 곳곳에서 좋은 도움을 주실 '다문화 강사'님들의 용기있는 첫 발걸음에 힘찬 응원을 보낸다.


글,사진/노영은(문화체육관광부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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