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공미술의 방향을 묻다 - 국제 컨퍼런스 새로운 지형을 모색하는 공공미술
게시일
2010.05.25.
조회수
7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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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자
조수빈


 

5월 14일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공공미술 컨퍼런스

5월 14일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공공미술 컨퍼런스 ⓒ 장윤경


공공미술이란 무엇일까? ‘공공’과 ‘미술’이라는 두 단어로 나누어 봤을 때, 공공미술이란 공공의 문화환경에서 이루어지는 예술적 행위를 말한다. 여기서 한발 짝 더 나아가 ‘공공’이라는 느슨한 영역을 좀더 좁혀보자. 단순한 장소적 의미와 더불어 재원, 관객, 내용, 목표 등의 공공성 - 즉 공공의 기금 사용, 대중의 감상과 참여, 공공적 맥락 등을 고려할 때, 우리는 ‘공공미술’을 더 명료하게 정의할 수 있다.


공공미술은 “더 이상 말 탄 영웅이 아니다” (알렌느 라방)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이순신장군 동상과 세종대왕 동상. 기념비적인 공공미술의 대표적 사례라고 볼 수 있다.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이순신장군 동상과 세종대왕 동상. 기념비적인 공공미술의 대표적 사례라고 볼 수 있다. ⓒ 서울시설공단


오랜 시간 동안 우리나라의 공공미술은 기록과 기념의 형태에 국한되었다. 수많은 거대한 기념 조각들은 사람들에게 이데올로기를 주입시키는 도구로 사용되었다. 하지만 이데올로기에 대한 강압이 사라진 현대 사회에서도 상징과 기념조각물은 여전히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확실히 초점은 달라졌다. 공공미술은 환경조형, 기업의 가치향상 등 다양한 목적과 결합하였으며, 그 형태 또한 반영구적 오브제부터 미디어까지 폭넓다. 이렇게 발전을 거듭하는 공공미술의 현실에 발맞춰 제도적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다. 문화예술진흥법의 개정을 앞둔 지금, 공공미술에 관한 국내외 제도와 정책을 살피고 발전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발제에 대한 질의응답과 토론 중인 참가자들

발제에 대한 질의응답과 토론 중인 참가자들  ⓒ 장윤경


5월 14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한국미술협회의 주관 하에 ‘새로운 지형을 모색하는 공공미술’의 국제 컨퍼런스가 열렸다. 이 컨퍼런스는 총 2부에 걸쳐 국내외 제도와 사례를 다루는 총 다섯 개의 발제와 지정질의 및 토론을 구성하였다. 1부에서는 미국 산호세시 문화국 공공미술 디렉터인 바바라 골드스타인(Barbara Goldstein), 캐나다 밴쿠버시 문화국장 대리인 리차드 뉴위스 (Richard Newirth)가 북미권의 공공미술 제도를 비교 분석했고, 뒤이어 상명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 양현미 교수가 한국의 공공미술 제도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였다. 2부에서는 ‘에치고 츠마리 아트 트리엔날레’의 기타가와 프램 예술감독이 일본의 공공미술 사례에 대해 설명하였으며, 이어 ‘더톤’의 윤태건 대표가 국내 사례를 중심으로 우리나라 공공미술의 변천을 살펴보았다. 뒤이어 우정아 (카이스트 초빙교수), 이영범 (경기대 건축대학원 교수), 김성준 (김효재 국회의원실 보좌관), 서성록 (안동대 미술학과 교수), 이범헌 (한국미술협회 상임이사)의 발제에 대한 질의와 토론이 이어졌다.


발전을 거듭한 ‘미술장식’ 제도, 이제는 진정한 ‘공공미술’로


우리나라의 공공미술 제도가 생긴지 40여 년이 지났다. 우리나라의 ‘건축물 미술장식 제도’는 이른바 ‘퍼센트 법’ 으로서, 공공 건축물의 설치비용의 일정 비율을 의무적으로 미술작품 설치에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제도이다. 미국의 프로그램과 프랑스의 1%법을 벤치마킹한 이 제도는 지난 수년간 우리나라의 도시 문화 환경을 크게 바꾸는데 기여하였다.


이를 시작으로 그간 미술장식 제도는 꾸준히 개선되어 왔으며, 제도 외의 공공미술 역시 상대적으로 다양하고 역동적인 발전을 거듭했다. 그러나 지금 미술장식 제도는 ‘장식’과 ‘반영구적 오브제’의 한계에 부딪혔다. 또한 그간의 공공미술이 시민들과 얼마나 소통하였는지에 대한 고찰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2009 마을미술프로젝트와 2007년 하나은행 본점 외벽에 설치한 설치미술

2009 마을미술프로젝트와 2007년 하나은행 본점 외벽에 설치한 설치미술 ⓒ 마을미술프로젝트, 하나은행


이제 한국의 공공미술은 미술장식에서 진정한 의미의 공공미술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적으로 개념적인 협소성을 극복하기 위하여 ‘미술장식’이라는 용어부터 바꿔야 한다. ‘미술작품 설치’라는 용어의 대체는 건축물 외의 공간시설을 포괄한다. 또한 공공 건축물에 대한 미술작품 비용 강화, 전담조직 설치와 기획대행자 등록 제도 등을 통해 시스템 개선을 촉구해야 할 것이다.


결국 공공미술의 확장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실제적인 제도의 변화가 수반되어야 한다. 우리는 공공미술의 진화를 위해 지속적이고 현실적인 노력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번 행사는 그 새로운 방향을 설정하기 위한 좋은 자극제가 아니였가 생각한다. 우리나라 곳곳의 거리와 길목마다 새로이 움트는 공공미술로 한층 생기가 더해지길 기대해 본다.


글/장윤경(문화체육관광부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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